SK하닉 '최악의 날' 시총 239조 증발…"실적따라 ADR 격차 좁힐 것"
184.5만원 마감…15.37% 역대 최고 일간 하락률
美 ADR 상장 첫날 13% 상승…"AI 설비투자, 반등 변곡점"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13일 코스피 시장에서 역대 최고 일간 하락률(15.37%)을 기록하며 나스닥 상장 첫날 13% 가까이 상승한 미국주식예탁증서(ADR)와 극단적인 괴리를 나타냈다. ADR 상장 기대감으로 단기 급등한 데 따른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 출회, 수급 불안, 과도한 공포 심리 등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33만 5000원(15.37%) 하락한 184만 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지난 1996년 12월 26일 상장된 이래 사상 최고 하락률이다. 하루 만에 증발한 시가총액이 약 239조 원에 달한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유례없는 폭락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 ADR과 비교하면 더 극적이다. SK하이닉스 ADR은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149달러) 대비 12.76% 오른 168.0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 ADR의 상장 첫날 흥행은 미국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와 신규 투자 접근 경로에 대한 프리미엄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SK하이닉스 본주는 차익실현 매물 출회, 수급 불균형 등 요인으로 폭락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본주는 이미 ADR 상장 기대감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태였다"며 "대규모 신주 발행에 따른 희석 우려와 함께 ADR과 본주 가격의 분절 가능성이 부각되자 외국인 매도세와 대차잔고 증가가 맞물리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 4264억 원 순매도했다. 기관도 1조 4688억 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2조 7926억 원 순매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급락은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AI 산업 서사의 균열, 밸류에이션의 되돌림, 수급(레버리지 청산)의 충격 영향"이라며 "국내 투자심리, 수급, 레버리지 ETF 간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면서 글로벌 증시 대비 차별적인 약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는 최근 하락세 속에서도 시가총액이 10조 원을 돌파할 정도로 자금을 끌어모았으나, 오히려 이 거대한 규모가 장 마감 직전 기계적인 리밸런싱 매물을 쏟아내게 만들며 낙폭을 키우는 부메랑이 됐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반의 기초체력(투심)이 약해진 점도 변동성을 키웠다.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총 35차례 사이드카와 7차례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개장 전 나온 한국투자증권의 보고서가 주가 하락의 도화선이 됐다. 해당 보고서는 영업이익 추정치를 하향했으나 이는 장기공급계약(LTA)을 반영한 결과일 뿐,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최근의 메모리 '피크아웃'(고점통과) 우려와 맞물려 과도하게 반응했다는 지적이다.
SK하이닉스(000660)가 13일 코스피 시장에서 역대 최고 일간 하락률(15.37%)을 기록하며 나스닥 상장 첫날 13% 가까이 상승한 미국주식예탁증서(ADR)와 극단적인 괴리를 나타냈다. ADR 상장 기대감으로 단기 급등한 데 따른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 출회, 수급 불안, 과도한 공포 심리 등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 본주와 ADR 간 괴리가 점차 좁혀질 것으로 보며, 향후 실적에 기반한 주가 회복 흐름을 전망했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DR과 본주는 결국 같은 기업의 지분이기 때문에 실적과 기업가치에 따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상장 초기 수급과 투자심리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 실적과 반도체 업황이 더 중요한 변수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이 소화되고 AI 반도체의 구조적 성장과 이익 지속성이 확인된다면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시기적으로는 단기 차익 매물이 어느 정도 소화되고 3분기 실적과 주요 빅테크의 AI 투자 계획이 확인되는 시점부터 본격적인 흐름을 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동길 부장 역시 "반도체 주가 반등에는 AI 설비투자(Capex) 우려 완화, 메모리 출하 전망 개선, 이익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며 "특히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과 Capex 가이던스가 긍정적으로 확인되고 수급 안정이 동반될 때 반등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며, 해당 실적 시즌과 업황 개선 신호가 확인되는 구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투자 전략과 관련해 노 부장은 "반도체 업종은 중장기적으로 AI와 고성능 메모리 수요 확대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AI Capex 우려, 수급 변동성, ADR 관련 가격 분절 이슈가 남아 있다"면서 "일시에 비중을 크게 확대하기보다는 업황 확인과 변동성 관리하에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jup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