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또 너냐?"…삼전 최고 실적 쏜 날 '주가 쇼크' 이유
국내 증권사들 "차익실현 소화…칩 쇼티지는 지속" 콜 보고서
일부 해외IB들, 수익 지속성에 의문…"현 주가에 호재 선반영"
- 박주평 기자,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신기림 기자 = 삼성전자가 7일 2분기 잠정 영업이익 89조 4000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장중 주가가 9% 넘게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급락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메모리 사이클에 기반한 견조한 수익 창출력이 확인됐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본격화에 따른 이익 증가와 메모리 가격 인상 등을 기반으로 하반기 랠리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주류다.
반면 해외 일부 투자은행(IB)은 반도체주의 실적 모멘텀이 정점을 지나 추가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2분기 매출 171조 원, 영업이익 89조 4000억 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29.31%와 1810.26% 급증한 수치로 모두 분기 최고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52.3%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인 84조 8367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추정치를 제시한 KB증권(90조 2000억 원), 메리츠증권(90조 1000억 원)과 유사한 영업이익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후 한때 9% 이상 하락했다. 코스피도 8% 넘게 하락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 20분간 매매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실적 발표와 주가 하락이 메모리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와는 무관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하락을 시장의 실망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실적 실망 때문이라기보다 최근 주가 조정 과정에서 기대감으로 유입됐던 저가 매수 물량이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호실적은 시장이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었던 만큼 단기적으로는 차익실현 물량을 소화하는 과정이 불가피하다"며 "실적의 방향성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차익실현 물량이 정리된 이후 다시 상승 흐름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가치판단의 핵심 요소인 '메모리 수익 창출력'에서는 강화요인이 발생했다"며 "경쟁사들과 비교 시 경험을 바탕으로 D램 및 낸드 가격 리더십을 지속해서 발생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사이클은 공간 제약으로 인해 메모리 공급이 최소 내년 4분기까지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실적 개선 선반영 불확실성을 우려할 구간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실적 개선 가속화 과정에서 오는 △지속적인 시장 컨센서스 상향조정 △외국인 지분율 최저치 수준 △올해 잉여현금흐름의 50% 환원 모멘텀 등으로 비중 확대가 권고된다"고 했다.
대신증권도 △자사주 매입 재개 △내년 HBM 평균판매가격 91% 상승 전망 △세트 및 비메모리 반도체 실적 개선 등을 이유로 주가의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은 "3분기 삼성전자가 가격 20% 인상을 예고한 상태에서 실적 개선이 멈춘다고는 보기 힘들다"며 "올해 3분기와 4분기에 HBM4 매출이 목표대로 발생하는지가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곤 센터장은 "하반기에도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업황 호조에 힘입어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하반기에는 단순한 이익 규모뿐 아니라 현재의 실적 호조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가 핵심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6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AI 투자 사이클이 변화하면서 투자자들이 반도체주에서 데이터센터를 대규모로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으로 관심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투자자금이 반도체에서 대형 클라우드 기업(하이퍼스케일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막대한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운영하는 기업을 뜻하며 알파벳(구글), 아마존, 메타플랫폼스 등이 대표적이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 실적에 대해 낙관론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호실적을 추가 매수 신호가 아니라 위험 노출을 줄이는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시장은 기록적인 실적 자체보다 메모리 가격이 언제 정점을 찍을지, AI 인프라 투자와 높은 수익성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리 탄 올스프링 글로벌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블룸버그에 "메모리 업황이 강한 상승 국면에서는 실적 발표 시점에 이미 대부분의 호재가 투자자들의 기대와 포지션에 반영돼 있다"며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은 투자자들이 이미 예상했던 사실을 확인해 줄 뿐이어서 오히려 차익실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헤베 첸 밴티지 글로벌 프라임 수석 시장분석가는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은 메모리 AI 사이클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확인해 줬다"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시장은 상당 부분의 호재를 선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실적은 메모리주에 나타난 전형적인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Buy the rumor, sell the fact)' 장세"라고 평가했다.
jup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