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경고'에도 강심장 불개미…7월들어 4일만에 삼전닉스 레버리지 1.6조 순매수

기관 1조5053억·외국인 2122억 팔았는데…개인은 정반대 수급
한은 이어 안철수 "카지노 전락, 상장폐지"…고강도 대책 거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출시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증시가 표시되고 있다. 2026.5.27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변동성 경고에 이어 상장폐지론까지 제기됐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거래실적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6일 장 마감까지(4거래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형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0종에서 개인투자자는 총 1조 6135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선물형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제외한 수치다.

같은 기간 기관은 1조 5053억 원, 외국인은 2122억 원 순매도에 나섰다. 기관과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보였으나 개인은 정반대 수급을 나타냈다.

개인의 레버리지 매수세는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 상품에 더 강하게 몰렸다. SK하이닉스 현물형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5종의 개인 순매수액은 1조529억 원으로, 삼성전자 현물형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5종의 개인 순매수액 5606억 원의 두 배에 가까웠다. 전체 개인 순매수액의 약 65%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됐다.

종목별로는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 개인 매수세가 가장 크게 몰렸다. 개인투자자는 지난 1일부터 6일 장 마감까지 해당 상품을 6894억 원 순매수했다. 이어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3897억 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3260억 원,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1555억 원 등 순으로 개인 순매수 규모가 컸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기초자산이 상승하면 수익률을 2배로 키울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도 2배로 불어난다. 특히 급등락 장세에서는 일간 수익률의 복리 효과로 누적 수익률이 기초자산 흐름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거래 쏠림이 심화하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시장 영향력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5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국내 증시의 쏠림과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최근 반도체 업종의 실적 호조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일부 기업에 대한 편중도가 크게 확대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관련 산업 환경 또는 시장의 기대 변화 등에 따라 유출입 규모가 확대되며 한 방향으로 거래 쏠림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기 위해 현·선물 포지션을 매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가 흐름과 같은 방향의 매매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상장폐지론이 제기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코스피가 카지노로 전락했다"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상장폐지 검토를 촉구했다.

안 의원은 "애초 목표였던 해외 투자자금의 국내 환류와 환율방어 효과도 미미하다"며 "홍콩 증시의 삼전닉스 레버리지 투자금 11조 원 중 한국 유입은 5000억 원에 불과하고, 환율은 이제 155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13일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 예정으로, 업계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대책도 논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특정 상품의 시장 영향력만을 이유로 상장폐지를 추진하려면 제도 개정이 필요한 만큼, 상장폐지가 단기간에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 대신 기본예탁금 상향, 투자자 교육 강화, 신규 상품 출시 제한 등 투자자 진입 문턱을 높이는 방식의 보완 규제가 우선 검토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관과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개인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대거 순매수한 것은 반도체 대형주의 단기 반등을 기대한 매수로 볼 수 있다"며 "다만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 레버리지 상품을 손실 만회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투자자 손실이 더 커질 수 있어 규제 논의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