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강화된 시총 기준만 적용해도 연내 50개 내외 상폐"

"다음 달 최초 케이스 나올 수 있어"…실질심사 기준도 상향
로봇·사이버보안·K콘텐츠 '맞춤형 심사'…혁신기업 상장 독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의 모습. 2025.10.24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권대옥 수습기자 박승희 기자 =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혁신을 위해 상장폐지 규정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강화된 시가총액 요건만으로도 연내 50곳 안팎의 상장사가 상장폐지 영향권에 놓일 것이란 전망이다.

김성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공시제도팀 팀장은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닥시장 개설 30주년 기념행사에서 "다음 달 중 최초 케이스가 나올 수 있고,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이 될 수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거래소가 지난 1일부터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를 강화하며 향후 형식적 상장폐지 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형식적 상장폐지는 시가총액, 주가, 감사의견 등 정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때 적용되는 절차다.

규정 개편에 따라 시가총액 기준은 이달 1일부터 코스피 300억 원, 코스닥 200억 원으로 상향됐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코스피 500억 원, 코스닥 300억 원으로 추가 상향된다.

기존에는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뒤 10일 연속 또는 누적 30일 이상 특정 금액 기준을 상회하면 관리종목에서 해제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일 이내 45일 연속 기준을 웃돌아야 한다. 감사의견 비적정이 2년 연속 발생할 경우에도 즉시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시가총액 기준은 코스피 300억 원, 코스닥 200억 원이 기준으로, 2027년 1월 1일부터 코스피 500억 원, 코스닥 300억 원으로 추가 상향된다.

거래소는 형식적 상장폐지 요건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심사 기준도 상향하기로 했다. 실질심사란 횡령·배임, 공시위반, 자본잠식 등 기업의 계속성이나 투명성에 문제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심사해 상장폐지 여부를 따지는 절차다.

오재화 코스닥상장관리부 팀장은 "기존에는 심사 기준이 너무 낮아 실제 상폐로 이어지는 케이스는 적었다"며 △심의단계의 2심제 축소 △개선기간의 1년 단축 △형식심사 사유 동시 발생 시 병행 △자본잠식 공시 등 사유 강화 등을 언급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반기 검토보고서상 완전 자본잠식이 확인될 경우에도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다. 공시위반에 따른 실질심사 벌점 기준도 기존 15점에서 10점으로 강화된다. 고의로 인한 중대한 공시의무 위반 역시 즉시 실질심사 사유로 추가됐다.

다만 오 팀장은 실질심사에서 "기업마다 동일한 잣대를 일관적으로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 특성에 따라 종합적으로 심사를 거치겠단 설명이다.

거래소는 부실기업 퇴출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혁신 기업의 원활한 상장을 위해 맞춤형 질적 심사 기준을 확대하기로 했다.

앞서 바이오·인공지능(AI)·우주·에너지 분야에 맞춤형 질적심사 기준을 도입한 데 이어 △첨단로봇 △사이버보안 △K-콘텐츠 업종에 대한 기준도 추가 신설했다.

위 업종들의 주요 심사 포인트는 영업상황과 성장성이다. 단 첨단로봇과 사이버보안 업종의 경우 기술성이, K-콘텐츠 업종의 경우 경쟁력이 질적심사 기준으로 고려된다.

이석우 한국거래소 기술개혁상장부 팀장은 "맞춤형 기준을 도입함에 따라 원활하고 예측할 수 있는 상장을 지원하고 자금조달 지원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