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상장폐지 요건 강화…"퇴출·IPO 정상화 병행해야"
리서치알음 "상폐 위기 기업 시총 비중 미미…체질 개선 제한적"
-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코스피·코스닥 상장폐지 요건이 1일부터 강화된 가운데, 국내 증시 선진화를 위해 부실기업 퇴출뿐 아니라 기업공개(IPO) 제도 정상화도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리서치알음은 이날 보고서에서 "상장폐지 제도는 시장의 '출구'를 정비하는 정책"이라며 "한국 증시가 선진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출구보다 '입구'인 IPO의 정상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상장 유지 시가총액 요건을 단계적으로 상향하고 있다. 코스피는 기존 50억 원에서 올해 1월 200억 원으로 오른 데 이어 이날부터 300억 원으로 높아졌다. 코스닥은 기존 40억 원에서 올해 1월 150억 원, 이날부터 200억 원으로 상향됐다.
이와 함께 주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하고, 완전 자본잠식·공시 위반 관련 기준도 강화했다.
리서치알음이 이번 기준을 적용해 추산한 상장폐지 위기 기업은 지난달 30일 기준 코스피 45개, 코스닥 153개로 집계됐다.
다만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코스피 0.02%, 코스닥 0.44%에 그쳤다. 리서치알음은 "장기적으로 시장 건전성 제고에는 긍정적이나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증시 전반의 체질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장폐지 기준에 근접한 기업들이 본업 경쟁력 강화보다 단기적인 주가 관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리서치알음은 "일부 한계기업들이 연구개발이나 신규 투자보다 자사주 매입, 액면병합, 적극적인 IR(기업설명활동), 호재성 공시 등을 통해 주가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그런 만큼 이번 제도가 시장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려면 신규 상장기업의 질적 수준을 함께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리서치알음은 "최근 수년간 기술특례 상장을 중심으로 적자 기업이나 실적 검증이 충분하지 않은 기업들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상장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했다.
또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최대 400%까지 상승할 수 있는 가격제한폭 제도가 단기 투기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봤다. 상장 초기 과도하게 형성된 주가가 이후 차익실현 매물로 하락하면서 신규 상장기업 주가가 장기간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리서치알음은 "기술특례 상장 심사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운영하고 공모가 산정 과정의 적정성을 높이는 한편, 상장 초기 과도한 가격 변동성을 유발하는 제도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시장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기업을 퇴출하느냐가 아니라, 좋은 기업을 적정한 가치로 상장시키느냐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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