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버팀목 국민연금, 내일부턴 '74조 리밸런싱' 폭탄 부메랑
국내 주식 비중 30% 추정 '한도 초과'…집행 규모·속도 비공개
韓증시 수급 불안 우려…"단기간 대규모 매물 가능성은 제한적"
-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자산 재배분) 유예 조치가 30일 종료된다. 이에 따라 7월부터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 조정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내 증시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지난 1월 결정한 국내 주식 리밸런싱 한시 유예 조치는 이날을 끝으로 종료된다. 기금운용위는 당시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를 벗어나더라도 6월 말까지 리밸런싱을 유예하기로 했다.
리밸런싱은 자산 가격 변동으로 포트폴리오 내 특정 자산 비중이 목표 범위를 벗어났을 때 자산을 사고팔아 비중을 다시 맞추는 작업이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해외주식·국내 채권·해외채권·대체투자 등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정해 운용하고, 특정 자산 비중이 목표 범위를 벗어나면 초과 자산을 매도하거나 부족 자산을 매입한다.
올해 국내 증시가 급등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도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증권은 지난 26일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을 30.0%로 추정했다. 이는 올해 계획 비중인 20.8%보다 9.2%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말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높이고, SAA 허용범위를 기존 ±3%P에서 ±6%P로 확대했다. 여기에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범위 ±2%P를 더하면 국내 주식 보유 가능 상단은 최대 28.8%로 높아졌다.
대신증권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액이 올해 계획 금액을 163조 9000억 원 웃도는 것으로 추정했다. SAA 허용 범위 6%P를 적용하면 초과분은 57조 600억 원, SAA 6%P와 TAA 2%P를 모두 활용하면 초과분은 21조 4400억 원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신영증권도 국민연금이 7월부터 제한적으로 국내 주식 리밸런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신영증권은 6월 말 코스피가 8500선일 경우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이 29.6%, 9000선일 경우 30.8%로 최대 허용범위인 28.8%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신영증권은 TAA를 전혀 활용하지 않을 경우 국내 주식 허용 비중이 26.8%에 그쳐 코스피 8500선에서는 51조 2000억 원, 9000선에서는 74조 4000억 원의 국내 주식 매도 필요 규모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코스피가 9500선과 1만선까지 오를 경우 매도 필요 규모는 각각 97조 7000억 원, 120조 9000억 원으로 확대된다.
TAA를 최대치인 2%P까지 활용하면 매도 부담은 줄어든다. 신영증권은 이 경우 코스피 9000선에서 매도 필요 규모가 37조 3000억 원, 9500선에서 59조 9000억 원, 1만선에서 82조 6000억 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코스피 8000선에서는 오히려 7조9000억 원 규모의 순매수 여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이 단기간에 대규모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리밸런싱 집행 규모와 속도가 공개되지 않는 데다, 국민연금이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연·월·일간 리밸런싱 상한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월·일간 리밸런싱 상한을 축소하고 실제 리밸런싱 집행 규모와 속도 등은 전부 비공개"라며 "주가 상승세가 이어져 매도 필요 규모가 증가할수록 속도를 늦추고 연말 국내 주식 비중 추가 상향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완화 요인에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조정이 대형주 중심의 수급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리밸런싱 재개가 곧바로 대규모 매도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국민연금의 실제 매매 규모와 시점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연기금 수급을 둘러싼 경계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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