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오픈AI에 꺾인 반도체 랠리…삼전·SK하닉, 6%대 급락 [장중시황]

"AI와 빅테크 주도주 비중 과도한 경우 줄여가는 과정 필요"
"오늘 급락은 반도체 쏠림 현상에 따른 수급 변동성일 뿐"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개장 시황이 나오고 있다. 2026.6.26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애플의 제품 가격 인상으로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며 증시가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오픈AI의 기업공개(IPO) 연기 가능성까지 불거지면서 AI 기업의 고평가 논란이 재점화됐다.

그동안 '매수'만 외쳤던 증권업계에서도 시장이 선반영한 기대를 되돌리는 과정인 만큼 AI 빅테크 주도주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며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26일 오후 2시 34분 코스피는 전일 대비 508.13p(-5.69%) 하락한 8422.17을 가리키고 있다. 장 중 8% 넘게 밀리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 12분 12초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오후 12시 10분 12초에는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이런 급락장에서 개인은 7조 471억 원을 순매수하며 기관(1조 4694억 원)과 외국인(5조 7735억 원)의 대규모 매도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모두 하락세다. SK스퀘어(402340) -9.48%, 삼성전자(005930) -6.35%, SK하이닉스(000660) -6.34%, LG에너지솔루션(373220) -6.11%, 삼성전자우(005935) -5.74%, 현대차(005380) -5.37%, 삼성물산(028260) -4.91%,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3.82%, 삼성생명(032830) -3.47%, 삼성전기(009150) -0.35% 순으로 내리고 있다.

이번 급락은 AI 투자 심리를 자극한 악재와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애플이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 인상을 발표한 뒤 주가가 6% 넘게 급락하면서 반도체 수요 감소 우려가 커졌다. 애플은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가격 인상으로 전가했고, 소비자 수요 둔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시장에 칩플레이션 이슈가 재부각하면서 결국 AI 인프라 확대 비용 부담이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졌다.

오픈AI가 기업가치 1조 달러 달성을 위해 IPO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AI 기업들이 기존의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해석이 확산하면서 AI 관련주 전반으로 매도세가 번졌다. 일본에서는 오픈AI의 주요 투자자인 소프트뱅크그룹이 12% 넘게 급락했고, 일본 반도체주인 키옥시아 홀딩스도 11%대 하락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2026.06.25. ⓒ 로이터=뉴스1

중동 리스크도 투자심리를 흔들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선박 피격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정학적 긴장감도 다시 높아졌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은 발전하고 인프라는 깔리고 있지만 주식시장이 장밋빛 시나리오를 너무 한꺼번에 가격에 선반영했다"며 "6월부터의 조정은 그 간극을 좁히며 숨을 고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포트폴리오 내 기존 AI·빅테크 주도주의 비중이 과도한 경우 줄여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현재 증시는 많이 빠졌으니 사야지 식의 버텀 피싱은 당분간 자제하는 것이 좋은 소위 가성비가 떨어지는 장"이라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정을 AI 업황 악화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마이크론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고 퀄컴도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매출 전망을 상향하는 등 미국 반도체 업황은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가격 인상은 메모리 수요 감소 우려를 자극한 노이즈 성격이 강하고, 오늘 급락의 대부분은 반도체 쏠림 현상에 따른 수급 변동성이 확대된 영향"이라며 "매일같이 변동성이 높아 피로도가 상당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홀딩 전략을 우선순위로 가져가는 기존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개장 시황이 나오고 있다. 2026.6.26 ⓒ 뉴스1 김진환 기자

코스닥은 전일 대비 34.78p(-3.92%) 하락한 853.03를 가리키고 있다.

외국인은 2363억 원, 기관은 3610억 원 각각 순매수했다. 개인은 5996억 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원익IPS(240810) 5.75%, 이오테크닉스(039030) 2.73%, 주성엔지니어링(036930) 0.48% 등은 상승했다. 알테오젠(196170) -7.33%, 에코프로비엠(247540) -6.88%,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6.88%, 에코프로(086520) -5.88%, 코오롱티슈진(950160) -5.48%, 리노공업(058470) -4.74%, HLB(028300) -2.24% 등은 하락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