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폭락한 이튿날 반대매매 1108억원…역대급 빚투에 '개미 지옥'

24일 삼전닉스 12% 폭락…반대매매 1108억원 발생
영풍제지 사태 제외 시 최근 한 달간 반대매매 1~5위 집중

코스피가 5%대 급등 마감한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코스닥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6.25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반도체주 폭락으로 '검은 화요일'(지난 23일)을 경험한 바로 다음날, 시장에 1100억 원이 넘는 반대매매 폭탄이 쏟아졌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쏠림 장세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으로 코스피의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1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강제 청산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1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열 번째, 올해 들어 다섯 번째로 큰 규모다.

영풍제지 거래정지 사태로 인해 반대매매 통계 착시현상이 발생했던 2023년 10월을 제외하면 사실상 역대 다섯 번째에 해당한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종목별로 정해진 증거금률만큼만 돈을 내고, 나머지는 증권사로부터 빌려 주식을 사는 매매 방식이다. 주식 매입 대금은 거래일을 포함해 3거래일 이내에 갚아야 하며, 투자자가 기한 내 대금을 치르지 못하면 증권사는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에 나선다.

앞서 지난 23일 코스피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2.31%, 12.47% 폭락하면서 코스피 하락률이 9.99%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이튿날 미수거래를 실행했던 개인 투자자 상당수가 강제 청산을 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일 미수금(1조 3769억 원)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7.5%로, 미수금을 활용한 전체 자금 중 7.5%가 자력 상환에 실패했다.

과거 영풍제지 사태 당시를 제외하면 역대급 반대매매 규모 1~5위는 모두 지난달 20일부터 이번 달 사이에 집중됐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매크로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증가한 탓이다.

실제로 이달 코스피 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와 매수 사이드카가 각각 4차례나 발동됐으며, 지수가 8% 이상 폭락할 때 발동하는 서킷브레이커도 두 차례(6월 8일, 23일)나 떨어졌다. 올해 최대 규모의 반대매매(1698억 원)가 발생한 날 역시 첫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지난 8일의 이튿날이었다.

이런 변동장 속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행렬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8조 6328억 원을 기록하며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을 비롯해 과열된 투자 열기를 우려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거래 활성화와 함께 신용융자잔고 등 차입 투자도 굉장히 확대되고 있지만 워낙 시가총액이 급격하게 상승해 체감도가 떨어진다"며 "통계의 착시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레버리지 ETF 투자자가 중산층, 서민인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에 급격한 변동 상황이 가계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어 별도의 안정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