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업&다운]반도체 자금이동…소부장 TIGER↓ 美 담은 PLUS↑
퇴직연금 겨냥 RISE·美 마이크론 담은 PLUS 자금 순유입
반도체 소부장 TIGER·비메모리 비중 높은 SOL 순유출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담고 있는 국내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두 종목의 노출도를 극대화한 채권혼합형 상품이나 마이크론 등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밸류체인을 담은 ETF에 자금이 모여들었다. 반면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나 반도체중 비메모리 기업의 비중이 높은 기존 대형 ETF에서는 자금이 이탈하는 양상이다.
23일 ETF 체크에 따르면 지난주(15~19일) 국내 반도체 ETF(단일종목 레버리지 제외)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상품은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으로 총 2137억 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어 'PLUS 글로벌HBM반도체'가 1061억 원의 자금을 모으며 뒤를 이었다.
지난 2월 말 상장된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5%씩 편입하고, 나머지 50%는 단기 국고채 등 우량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상품이다. 현행 제도상 퇴직연금 계좌는 주식형 ETF 등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70%로 제한되지만, 채권혼합형 ETF는 계좌 내 100%까지 편입할 수 있다.
연금 계좌에서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자 비중을 극대화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이 상품은 상장 이후 매주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다. 출시 약 4개월 만에 순자산 4조 원을 돌파하는 등 채권혼합형 ETF로는 이례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사이클의 수혜를 극대화한 'PLUS 글로벌HBM반도체'는 지난달부터 자금 유입세가 가팔라졌다.
NH투자증권이 산출하는 'iSelect 글로벌DRAM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 이 상품은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30.35%), SK하이닉스(27.58%), 삼성전자(20.68%)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7.59%), 램리서치(7.54%) 등 미국의 주요 반도체 장비 기업도 포함한다. 국내 증시가 두 대형주로 극단적인 쏠림 현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올해 들어 주가가 각각 250% 이상 급등한 마이크론과 100% 이상 오른 미국 장비주들을 포함해 수익률을 극대화한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반면 기존 대형 반도체 ETF는 자금 이탈이 두드러졌다. 국내 반도체 ETF 순자산 1위인 'TIGER 반도체 TOP10'은 지난주에만 4314억 원이 빠져나가 전체 ETF 순유출 2위를 기록했다. 4주 연속 순유출이다.
이 상품은 SK하이닉스(32.79%)와 삼성전자(30.57%) 외에도 한미반도체(8.53%), 원익IPS(5.91%), DB하이텍(5.55%) 등 국내 대표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들을 담고 있다. 최근 대형 두 종목만 상승세를 지속하고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하자 주간 수익률이 1.42%에 그치며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ETF 순자산 3위인 'SOL AI반도체TOP2 플러스'도 1839억 원이 유출되며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간 자금 순유출을 기록했다. 'SOL AI반도체TOP2 플러스'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스퀘어 외에도 AI 인프라 수혜가 기대되는 삼성전기, LG이노텍, 이수페타시스 등 부품주를 편입해 주목받았으나, 삼성전자(16.51%)보다 삼성전기(26.11%) 비중이 높아진 점과 비메모리 편입 기업들의 주가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차익 실현 및 자금 이탈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상품별로 자금 유출입이 갈리는 상황에서 시장의 시선은 오는 24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발표될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에 쏠리고 있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실적은 현재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의 현주소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준점을 제시해 줄 것"이라며 "최근 3개 분기 연속으로 매출과 이익 증가율이 가파르게 높아졌다는 점은 단기적인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으나, 향후 가이던스를 통해 시장의 기대감이 지속될 수 있는지가 증시 전반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up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