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메리츠, 왜곡된 수익 추정으로 홈플 회생 본질 흐려"

"미실현 평가가치를 수익으로 왜곡…입장문 아닌 집행 보여야"
홈플러스 DIP 금융 놓고 대주주 책임·최대 채권자 역할 공방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은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 2026.6.4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싸고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의 책임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MBK가 펀드 운용으로 상당한 수익을 거둔 만큼 대주주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MBK는 메리츠가 왜곡된 수익 추정으로 회생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가 긴급운영자금(DIP) 금융을 집행해야 한다고 맞섰다.

19일 MBK파트너스는 입장문을 내고 메리츠가 MBK의 재무 여력과 홈플러스 투자 수익을 왜곡해 회생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메리츠금융그룹을 향해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2000억 원 규모 DIP 금융을 신속히 집행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MBK는 "이번 사안의 핵심은 MBK의 운용자산 규모나 펀드 평가 가치가 아니다"라며 "홈플러스의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가 홈플러스를 계속기업으로 바라보고 회생에 필수적인 2000억 원 규모 DIP 금융을 실행할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앞서 메리츠금융그룹은 MBK와 김병주 회장이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실질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1000억원 규모 DIP 대출에 대한 지급보증 요구는 금융기관으로서 당연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또 MBK가 대표 펀드 운용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거둔 만큼 홈플러스 손실만 강조하는 것은 경제적 실질을 왜곡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MBK는 "메리츠가 아직 실현되지 않은 펀드 평가가치를 현금 수익처럼 계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사모펀드 운용사의 투자수익과 성과보수는 투자 회수가 실제로 이뤄져야 실현되는 만큼, 매각되지 않은 포트폴리오 기업의 평가가치를 현금화된 수익처럼 보는 것은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MBK는 "메리츠가 제시하는 수익 추정치는 홈플러스 투자 자체에서 발생한 수익이 아니라 여러 펀드의 미실현 평가가치를 근거로 한 가설적 성과보수 추정치를 합산한 것에 불과하다"며 "미실현 평가가치에 성과보수를 지급하는 사모펀드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투자와 관련해 수취한 운용보수는 2015년 인수 이후 현재까지 100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며 "메리츠 주장처럼 홈플러스 투자로 1조 원 이상의 현금 수익을 거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MBK는 자신들이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이미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지고 있다고도 밝혔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소상공인 거래처 채무 변제를 위해 400억 원을 현금 증여했고, 김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은 홈플러스의 600억 원 DIP 대출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또 MBK는 홈플러스에 제공한 1000억 원 규모 DIP 대출을 회생계획안에서 포기하겠다고 했으며, 홈플러스의 1500억 원 대출금에 대한 이자지급 자금보충약정에 따라 회생절차 개시 이후 연체이자를 대신 납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MBK에 따르면 최근까지 납부한 연체이자는 약 230억 원이며, 매년 약 200억 원 규모의 부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MBK는 메리츠가 요구한 2000억 원 DIP 대출 가운데 1000억 원에 대한 연대보증 의사도 이미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어 "메리츠가 이를 두고 실질 현금 투입은 400억 원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연대보증, 자금보충약정, 대출채권 포기가 갖는 법적·재정적 책임을 의도적으로 왜곡·축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MBK는 메리츠가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 이후 신규 운영자금을 실제 집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MBK는 "메리츠는 MBK가 회생 가능성을 자신한다면 지급보증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신규 운영자금을 단 한 푼도 실제 집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MBK는 메리츠가 홈플러스 부동산에 대한 1순위 신탁담보권자로서 담보설정액 1조 5600억 원의 담보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청산될 경우 이미 회수한 2561억 원의 원리금에 더해 1조 5600억 원가량의 대출 원리금을 회수해 약 5161억 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MBK 측 추산이다.

MBK는 "원금 회수는 물론 막대한 추가 수익 가능성까지 보유한 최대 채권자로서 지금 필요한 것은 책임 공방이 아니라 회생을 위한 금융지원"이라며 "메리츠가 진정으로 홈플러스 회생을 원한다면 추가 입장문이 아니라 홈플러스가 간청하고 있는 2000억 원 규모 DIP 금융의 신속한 집행으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