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더 이상 절대 변수 아니다"…1만피 열쇠 된 '개미·기관'
올해 외인 120조 순매도에도 코스피 4200→9000선 114% 상승
개미 실탄 예탁금·신용 '역대 최고'…연금 비중 확대도 긍정적
- 박승희 기자, 박주평 기자, 한수민 수습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박주평 기자 한수민 수습기자 = 코스피가 1만 포인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외국인 수급은 여전히 뚜렷하게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동안 국내 증시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주체로 꼽혀온 외국인의 공백 속에, 개인과 기관 자금만으로 추가 상승이 가능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복귀를 기다려야만 '1만피'가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진단이 나온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더라도, 최근 급증한 개인과 기관의 자금이 이를 소화할 수 있다면 코스피 1만 포인트 도달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20조 8525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12일 24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록을 끊고 순매수로 돌아섰으나, 이후 순매수된 자금은 4조 7744억 원 수준에 그쳤다. 누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순매도 금액이 압도적으로 큰 상황이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거 투매하는 중에도 코스피는 4200선에서 9000선까지 급등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종가 기준 4214.17에서 9052.42까지 114.81% 올랐다. 코스피 급등에 리밸런싱 수요가 커지면서 외국인 순매도가 재차 늘어나는 흐름도 이어졌다. 그 와중에도 개인은 74조 원, 기관은 32조 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수급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봤다. 그는 "외국인의 반도체 지분율은 이미 높은 수준으로 차고 넘친다"며 "외국인이 팔고 있는데도 주가가 올라간다는 것은 외국인이 이미 주가를 결정하는 절대 변수가 아니게 됐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돌아와야만 코스피 1만 포인트가 가능하다는 시각에는 선을 긋고 있다. 핵심은 외국인이 파는지 여부보다 국내 유동성이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얼마나 소화할 수 있는지라는 것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팔고 있단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에서 머니무브가 나타나면서 시장으로 돈이 많이 들어오는 건 상수가 됐다"며 "외국인 순매도 규모를 국내 유동성이 소화해 내느냐, 그들이 팔더라도 다른 매수 주체들이 얼마나 들어오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 자금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투자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4일 139조 6947억 원까지 불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8일 기준으로는 128조 원 수준까지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6월 18일 투자자예탁금이 63조 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대기 자금이 1년 새 두 배 가까은 늘어난 셈이다.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로 불리는 신용공여 잔고도 개인 투자자의 수급 기반을 키워놨다.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는 지난 18일 기준 37조 97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달 29일 38조 226억 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빚투의 부작용은 차치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개인 자금이 증시를 떠받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기존보다 크게 높이면서 기관 자금도 여력이 있는 상황이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20.8%로 5.9%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14.4%에서 올해 1월 14.9%로 높인 데 이어 5개월 만에 다시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도 상향되며 시장 일각에서 제기됐던 '국민연금 매물 폭탄' 우려도 완화됐다.
이에 시장이 기대하는 코스피 1만 포인트는 외국인 수급이 강하게 받쳐주지 않더라도 무리 없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 중심으로 수급 기반이 확충되고 있는 단계인 만큼, 외국인이 중립 이상의 포지션만 유지하더라도 코스피 1만 도달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추후 외국인 수급이 유입되기 위해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의 이익 개선이 더 넓은 업종으로 확산하며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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