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사태' 떨고있는 채권시장…BBB급 비우량채 '돈맥경화' 우려
고금리·증시무브로 조달 환경 악화…중앙그룹 사태 '찬물'
비우량 회사채 투심에 결정적 영향…등급별 양극화 심화
- 한유주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고금리에 '채권개미' 이탈로 시름하던 채권시장이 중앙그룹 회생절차 개시 사태라는 암초를 만났다.
증권가에선 규모와 신용등급 면에서 중앙그룹 리스크가 시장 전반에 전이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하지만 미디어그룹 인지도를 바탕으로 비우량 시장에서 활발하게 자금을 조달해 왔기에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신용등급에 따른 조달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어서다.
18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전날 회사채(무보증3년) BBB-등급 금리는 10.1%를 기록했다. 지난달 2년 만에 10%대를 넘어섰고, 이달 8일에는 10.3%대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채권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기업이 채권을 발행할 때 드는 이자비용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BBB등급 이하의 비우량 회사채 시장은 조달 환경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기업회생 사태로 투심이 얼어붙으면서, 완판 흥행 중인 우량채 시장과 달리 높은 금리에도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1~5월 BBB0급 이하 회사채 누적 순발행 규모는 -3210억 원으로 순상환을 기록했고, 월 기준으로도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순상환을 기록했다. 회사들이 채권을 새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규모보다 앞서 발행한 채권을 갚는 규모가 더 많다는 의미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2082억 원의 순발행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도 조달 환경이 더 후퇴했다.
증시로 '머니무브'하는 채권 개미들의 이탈도 한몫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률이 올해만 세 자릿수에 달하면서 10%대 금리는 매력도를 상실했다. 특히나 최근 긴축 기조 확산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채권 투심도 우량 자산에 쏠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증권업계는 중앙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잔액 규모를 봤을 때 리스크가 채권 시장 전반에 전이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현재 중앙그룹 계열사 회사채 잔액은 8243억 원으로 파악되며, 회사채 전체 잔고(272조 원) 대비 비중은 0.3% 수준이다.
하지만 비우량 회사채 시장 투심에는 찬물을 끼얹었다는 분석이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JTBC 채무불이행 이후 15일 장내채권시장에서는 올해 7월 만기도래하는 '제이티비씨36-2' 회사채 매매수익률이 급등하는 현상(채권가격 하락)이 나타났다"며 "BBB급 이하 회사채 시장 유동성이 제한된 상황에서 이벤트가 발생함에 따라 하위등급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제이알글로벌리츠 채무불이행에 이어 잇달아 하위등급 채권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하위등급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 저하 및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중앙그룹 계열 발행채권은 이른바 BBB급 시장의 '빅이슈어'였기 때문에 공모주 배정 효과를 노린 하이일드펀드 등에 미칠 직간접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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