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잔치' 된 스페이스X 상장…금감원, '투자자 손실' 검사 착수

'스페이스X 0주' 여파 확산…투자자 민원 잇따라
미래에셋, 자체 확보 물량 투자자 배정 검토하기도

ⓒ AFP=뉴스1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스페이스X 인수단으로 참여했지만 공모주 확보에는 실패하면서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검사를 통해 공모주를 받지 못한 배경 및 투자자 보호 측면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5일부터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진행했던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 관련 점검을 지난주 검사로 전환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발생한 스페이스X 공모주 미배정 사태의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다.

국내에선 일반 개인 투자자의 스페이스X 공모 참여가 처음부터 막힌 데다 개인·법인 전문투자자 및 기관투자자에 대해서도 공모주가 배정되지 않았다. 상장 당일 자사의 상장지수펀드(ETF)에 스페이스X 공모주를 담으려 했던 자산운용사들의 계획도 무산됐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금융감독원, 경찰청, 국민신문고 게시판 등에 잇따라 민원을 제기했다.

금감원도 검사를 통해 사태 파악에 나섰다. 공모주를 받지 못한 경위뿐만 아니라 공모주를 못 받을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이를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안내했는지, 과장 마케팅은 없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장에 검사 인력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투자자 손실 가능성도 집중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확보한 스페이스X 공모주를 자사 ETF에 편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불발되자 상장 당일 장중 매매로 스페이스X를 담았다. 이 경우 ETF 투자자들은 공모가(135달러)보다 높은 가격(마감가 160.95달러)에 스페이스X가 편입되면서 ETF 수익률이 낮아졌을 수 있다.

투자자들의 환차손 여부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청약이 불발되자 투자자들이 납입한 청약 증거금을 전액 환불했다. 이 증거금은 1차·2차 청약 직전인 6월 3~4일쯤 달러로 환전돼 납입됐는데, 이는 달러-원 환율이 약 1530원이었던 시점이다. 하지만 환불은 지난 13일 오전에 이뤄졌으며, 원화 재환전은 월요일인 15일 오전부터 이뤄졌다. 이날 환율은 약 1510원으로, 투자자들은 약 20원의 환차손을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이번 기관 투자자 대상 공모주 미배정 사태와 별개로, 미래에셋그룹이 자체적으로 참여해 받은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의 이해상충 문제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상장 당시 미래에셋그룹은 증권·생명 등 계열사들이 자체적으로 청약에 참여해 공모주를 배정받았다. 총 4억 6000만 달러(약 7000억 원) 규모의 약정 금액 중 약 50~60%가 청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 법인을 통해 미국 현지 기관 투자자 자격으로 참여한 물량이기에 이번에 실패한 건과는 별개로 청약에 성공했다.

미래에셋그룹은 투자자들의 공모주 배정이 끝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대외 신뢰도 하락을 우려해, 청약에 참여했지만 공모주 확보가 불발된 전문투자자 및 기관투자자에게 자사가 확보한 물량을 배정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경우 법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 때문에 실행하지 못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고객 공지를 통해 "오랜 시간 기대를 갖고 청약 결과를 기다려 준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불편을 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