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버티기 어렵다"…반대매매 917억 터져, 2023년 이후 최대

19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1.9조…역대 세 번째 규모
코스피 2거래일 연속 하락…20~21일 반대매매 확대 전망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변동성이 높은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용융자잔고와 위탁매매 미수금이 역대 최고 수준까지 불어나며 레버리지 투자 경고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증시 조정으로 반대매매 규모까지 급증하면서 시장 불안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91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스피 지수가 단기간에 15% 이상 급락했던 2023년 10월 이후 최대 규모다.

19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 9241억 원으로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존 최고치는 지난 3월 5일(2조 1488억 원)과 6일(2조 983억 원)이다. 역대 미수금 상위권이 올해 집중된 점을 고려하면 개인 투자자들의 단기 레버리지 투자 규모가 상당 수준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

아직 20일 기준 반대매매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전날 코스피가 3.25% 급락한 점을 감안하면 20~21일 추가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위탁매매 미수금이 더 늘어난 상황이라 지난 18일 기록을 넘어설 수도 있다.

(유화증권 제공)

위탁매매 미수거래는 증권사 자금을 단기적으로 빌려 투자하는 방식이다. 통상 투자금의 30~40% 수준만 있어도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 대신 결제일까지 부족한 금액을 채워야 한다. 사실상 3거래일짜리 초단기 레버리지 투자다.

예컨대 삼성전자 주가가 20만 원일 때 투자자가 8만 원만 가지고 있어도 삼성전자 1주를 매수할 수 있다. 부족한 12만 원은 증권사가 대신 결제해 주는 구조다.

만약 2거래일 뒤 삼성전자 주가가 25만 원으로 상승했다면 투자자는 해당 주식을 매도해 증권사에 12만 원을 갚고 차익을 가져갈 수 있다. 투자자는 8만 원을 투자해 5만 원의 수익을 거뒀다. 주가 상승률은 25%지만 투자 수익률은 62%에 달하는 셈이다.

문제는 주가가 하락할 때다. 삼성전자 주가가 2거래일 뒤 15만 원으로 떨어졌다면 투자자는 주식을 매도해 증권사에 빌린 12만 원을 우선 갚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투자자 손에 남는 돈은 3만 원뿐이다. 원금 8만 원이 3만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투자 손실률은 62.5%다.

투자자가 결제일까지 부족한 금액을 채우지 못하면 증권사는 다음 거래일 아침 동시호가에 해당 주식을 강제로 처분한다. 이를 반대매매라고 한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이처럼 투자자가 미수금을 상환하지 못해 강제 청산된 규모를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최근까지 반대매매 규모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던 배경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추가 자금 투입을 꼽고 있다. 실제 미수금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불어났지만, 투자자들이 현금을 추가 입금하거나 다른 종목을 매도해 미수금을 메우면서 반대매매를 막아왔다는 것이다.

다만 증시 하락이 장기화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추가 자금 여력이 바닥나면 그동안 누적된 미수 물량이 한꺼번에 반대매매로 출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매매 물량 출회는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가져와 레버리지 투자자의 연쇄적인 반대매매를 야기할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계속 하락하면 투자자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위탁매매 미수금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쌓여 있는 만큼 대세 하락장이 본격화될 경우 역대 최대 규모의 반대매매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