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만닉스·29만전자서 풀썩…차익실현 타이밍에 'AI 배당금' 자극

삼전닉스, 장 초반 신고가 후 급락…2%대 하락 마감
김용범 靑 정책실장, AI 초과이익 분배 주장…블룸버그 "하락 촉발"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9.09포인트(2.29%) 내린 7643.15, 코스닥은 28.05포인트(2.32%) 내린 1179.29에 장을 마쳤다. 2026.5.12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가 12일 장 초반 강세를 이어가다 급락하며 각각 190만 원, 29만 원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 고조, 삼성전자 노조 파업 리스크 등 이슈에 더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인공지능(AI) 초과이익 국민배당금 주장이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6500원(2.28%) 하락한 27만 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전일 대비 3만 9000원(2.07%) 하락한 184만 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개장 직후 삼성전자는 29만 4500원, SK하이닉스는 196만 7000원까지 오르며 장중 신고가를 작성했지만, 오전 10시쯤부터 급락하면서 하락 전환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0일 이후 6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이다.

코스피도 장 초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강세에 힘입어 8000포인트(p)를 눈앞에 둔 7999.67까지 상승했으나 주저앉으면서 2.29% 하락한 7643.15로 마감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하락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에 기인했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2조 2003억 원, SK하이닉스를 3조 1093억 원 순매도했다. 이는 외국인의 SK하이닉스 일일 순매도 사상 최대 금액이다.

외국인의 SK하이닉스 순매도 규모는 지난 7일 2조 5320억 원으로 최대치를 경신한 후 8일 1조 7547억 원, 11일 8658억 원으로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이날 다시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SNS에 올린 AI '국민배당금' 논란이 코스피 하락을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1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AI 시대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한 초과이익을 국민과 공유하는 '국민배당금' 구상을 제시했다.

김 실장은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다"며 "그렇다면 그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의 주장은 이날 오전 언론에 보도되며 확산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한국의 한 고위 정책 당국자가 AI 산업에서 발생한 세수를 활용해 국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며 "김 실장의 발언은 AI의 등장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격차를 벌릴 위험이 있다는 경제학자들과 정치인들의 우려를 뒷받침한다"고 보도했다.

또 "한국에서는 이런 우려가 글로벌 AI 인프라 붐의 전리품을 업계 리더들이 더 많이 공유해야 한다는 공공의 목소리로 표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 10% 성과급을 요구하는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리스크,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차익실현 매물이 대규모 출회된 영향으로 분석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급등세를 이어왔던 반도체 업종 중심의 차익실현 매물이 확대됐다"며 "마이크론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관련 종목들이 약세를 보이자 한국 반도체주 투자심리도 빠르게 위축되며 변동성을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증시는 신고가 대비 신저가 종목 수 격차도 확대되는 등 내부적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진 상태에서 미국 시장 변화가 빌미로 작용하자 외국인 매도가 빠르게 확대됐다"며 "매수 주체가 약화된 상황에서 지수 하방을 방어할 수급이 약해지며 낙폭이 급격히 확대됐다"고 판단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