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상장사 감리주기 20년→10년 "분식회계 연명기업 퇴출"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 월례브리핑 "개미 단타주의…장투 유도"
"한화솔루션 유증, 정정요구 불가피…강제조사권 필요해"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금융감독원이 현행 평균 20년이 소요되는 상장사 감리주기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회계 부정 기업 감시를 강화한다. 특히 부실기업들이 상장폐지 요건 강화에 따라 상장유지를 위해 회계부정을 저지를 유인이 커진 만큼 집중적으로 감시해 부실기업을 조기에 퇴출할 계획이다.
황선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개최한 월례브리핑에서 "회계부정은 반드시 적발된다는 시장의 원칙을 바로 세우기 위해 회계 심사 강화 및 감리주기 단축을 강력히 추진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은 모든 상장사를 3년 주기로 감리하지만, 국내 시장은 전체 상장사를 한 번 감리하는 데 평균 20년이 소요되는 등 글로벌 기준에 비해 회계 심사·감리 적시성이 부족하다.
황 부원장은 "올해 중 회계 심사·감리 주기를 코스피 10년, 코스닥 5년 수준으로 단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시장의 대표성을 가진 코스피 200 기업에 대해 심사·감리 주기를 10년으로 우선 단축하는 작업을 즉시 실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상장폐지 요건이 강화돼 상장유지를 위한 부실기업의 분식회계 유인이 커짐에 따라 회계부정을 통해 연명하려는 부실기업에 대한 밀착 감시와 엄정 감리를 실시할 방침"이라며 "부실징후가 있는 회사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하고, 이런 회사에 대한 심사대상 선정 규모를 전년 대비 30%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상폐를 피하고자 매출액을 부풀리는 분식회계나 시가총액을 높이기 위한 시도가 예상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황 부원장은 코스피가 8000포인트(p)에 다가서는 상승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단기매매 성향 관련한 리스크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4월 기준 일평균 회전율은 코스피 1.48%, 코스닥 2.56%로 미국 S&P500(0.22%), 일본 닛케이(0.37%) 등 대비 높은 수준이다. 주가지수하락을 2배로 추종하는 일부 선물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는 4월 회전율이 70%에 달했다.
황 부원장은 "단기 매매는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뿐 아니라 투자자가 부담하는 거래비용 역시 누적돼 투자수익률을 잠식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장기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투자수단 및 관련 제도 개선 과제 등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절대 규모가 증가 추세인 신용융자의 경우 4월 말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0.58%로 최근 5년 중 최저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어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증권사별 리스크 관리 현황을 점검해 시장 안정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외에도 최근 발행 규모가 증가하는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와 관련해서도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리스크 관리 강화를 지도하고, 공시심사 강화 및 공시서식 등 인프라를 정비할 예정이다.
황 부원장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등 현안에 대해서도 답변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6일 부채상환 등 목적으로 2조4000억원의 유상증자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주주 반발로 주가가 급락하자 금감원이 유상증자 신고서를 정정하라고 요구해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 규모를 1조8000억원으로 축소했지만, 금감원은 또다시 정정을 요구했다.
황 부원장은 "증권 신고서에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제대로 기재가 안 됐다고 판단할 때는 계속해서 정정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한화솔루션의 유동성 리스크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항이 있는지, 유상증자 외 달리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정말 없는 건지, 회사에서 실적이 좋아질 거라고 전망한 근거가 무엇인지 등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황 부원장은 최근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판매 추진에 관해서도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의 공모주 물량을 국내에 판매하려는 의지는 분명한데, 아직 어떤 방식으로 할지 정하지 않았다"며 "금감원과 법률적으로 협의가 되지 않았는데, 언론에 홍보하는 듯한 모습이 나타나서 자제를 요청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아울러 황 부원장은 금감원이 강제조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개인적인 견해도 피력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압수수색과 현장조사 등 강제조사권은 금융위원회 조사공무원에게만 있고, 금감원은 임의조사권만 행사하고 있다.
황 부원장은 "임의조사만 하면 혐의자들이 문답에 응해야 조사할 수 있고, 문답 후에도 휴대전화든 증거멸실 우려가 있다"며 "강제조사가 병행되면 대통령이 추구하는 주가조작세력 일망타진, 패가망신에 더 근접할 수 있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jup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