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덱스, 이사보수 안건 부결…2대주주 VIP운용 반대

남양유업 판결 이후 주주들에 의해 저지된 첫 사례
"임원 급여보다 낮은 배당·황금낙하산 시도"…반대 69%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 2025.10.22 ⓒ 뉴스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지난 26일 열린 월덱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보수규정 제정 안건이 부결됐다. 지난해 대법원의 남양유업 판결 이후 주주들에 의해 이사보수한도가 저지된 첫 사례다.

월덱스 2대 주주인 VIP자산운용은 전날 경상북도 구미에서 열린 이번 주총에 김민국 대표가 직접 참석해 반대표를 행사했다고 27일 밝혔다.

주주인 이사의 의결권이 제한된 제4호 의안(이사보수규정 제정)은 찬성 147만주(30.8%)에 반대 330만주(69.2%)로 사실상 최대주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주들이 일제히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지난해 대법원은 이사인 주주는 자신의 보수한도를 정하는 안건에서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자신의 보수를 스스로 승인하는 이른바 ‘셀프 증액’ 관행을 깬 것이다.

월덱스의 이번 부결은 대법원 판결이 소액주주의 실질적인 권리 행사 수단으로 작동한 첫 사례다.

VIP운용이 이번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은 경영진이 주주가치 개선을 외면하고 이사보수한도부터 증액하려 했기 때문이다.

월덱스는 보유 현금 1500억 원 외에도 연간 500억 원 수준의 현금이 쌓이는 우량한 재무 구조를 갖췄다. 하지만 월덱스의 과거 3개년 평균배당성향은 1%, 올해 배당성향은 4%로 배당금 총액은 16억 원에 그쳤다.

3월 초 월덱스가 게재한 최초 주주총회 공고에는 이사 해임 시 평균 연보수의 20배에 달하는 황금낙하산 조항을 신규로 삽입하고, 이사보수한도를 100억 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주주의 강력한 항의로 황금낙하산 조항은 삭제되고 보수한도 역시 80억원으로 조정됐으나 주주들의 신뢰는 훼손됐다. 이에 VIP운용을 포함한 주주들의 분노는 이번 주총 표결 결과에 그대로 반영됐다.

월덱스는 이사보수한도 부결에 따라 임시주주총회를 다시 개최해야 한다. 이사보수한도 의안이 부결되면서, 이미 지급한 1~2월 급여를 포함해 올해 임금을 지급할 근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김민국 대표는 "임원보수구조를 주주들의 이해관계와 일치하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등 주주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다가올 임시주총이 주주들에게 월덱스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분기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