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현차' 5조 팔아치운 외국인…금융·지주·저평가 종목 담았다

5조1737억 매도…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92%
셀트리온, 한화시스템 등 실적 기반 수백억 단위 매수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로 경제시장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나오고 있다. 2026.3.4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 우려로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되면서 외국인이 전날(3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현대차(005380) 등 시가총액 1~3위를 중심으로 5조1000억여 원을 팔아치웠다. 다만 하락장에서도 저평가 종목, 금융·지주 등 고배당 밸류업 종목을 중심으로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전날 순매도한 상위 3개 종목은 삼성전자(3조2106억 원), SK하이닉스(1조2164억 원), 현대차(3218억 원)로 집계됐다.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 5조1737억 원의 91.78%에 달한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7조812억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나아가 기관도 8859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코스피는 전일 종가와 비교해 452.22포인트(p)(7.24%) 하락한 5791.91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낙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2월 말까지 미국 나스닥(-2.5%), 일본 닛케이 225(+16.9%), 독일 닥스(+3.2%), 중국 상해(+4.9%) 등 일본을 제외하고 다른 증시의 성과는 중립 수준에 불과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는 48% 폭등한 상태였다"며 "누적된 지수 폭등 부담이 중동 사태와 맞물리면서 반도체, 자동차 등 주도주들의 가격 되돌림을 초래한 것"이리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27일 진행된 MSCI 정기 변경(리밸런싱)에 따라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들이 기계적으로 물량을 정리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대한 비중 조절이 대규모 매도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폭락장에서도 외국인은 셀트리온(068270)(799억 원), 한화시스템(272210)(549억 원), 현대건설(000720)(464억 원), 두산(000150)(463억 원), SK(034730)(444억 원), HD현대중공업(329180)(428억 원), 삼성생명보험(032830)(427억 원), 우리금융지주(316140)(410억 원), HD한국조선해양(009540)(368억 원), 하나금융지주(086790)(368억 원) 등은 순매수했다.

매수 규모는 종목당 수백억 원 수준에 그쳐 시장 전체의 방향성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폭락장 속에서 실적 방어력이 확인된 종목 위주로 소액 자금을 분산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의 경우 외국인이 새해 들어 1조 원 이상 사들이며 두산에너빌리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매수한 종목이다. 반면 이 기간 개인은 셀트리온을 1조 5000억 원 이상 팔아치웠다.

매년 매출이 1조 원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이익 증대 전망에 기반해 외국인이 매수하는 반면, 오랜 기간 박스권에 갇혀 있던 개인들은 매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시스템은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와 수출 계약을 맺은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의 레이더 공급업체로,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수주 확대 등이 기대된다. 두산·SK 등 지주사와 금융사의 경우 상법 개정 등 밸류업 정책의 대표 수혜주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