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긴급진단 "가파르게 오른 탓 조정폭도 커…분할 매매 대응을"
코스피 PBR 평균 대비 2배 늘어…"유가 급등, 경기침체가 관건"
유가 계속 상승하면 추가 조정도 불가피 vs 좋은 주식 빠질 땐 '기회'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이란발(發) 악재에 직격탄을 맞은 코스피가 닷새간 쌓아 올린 상승분을 반납하며 5800선을 내놨다. 미국은 물론 아시아 증시 하락폭과 비교하면 코스피의 움직임은 과도한 모습이다.
국내 증시가 급락한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상승 속도가 가팔랐던 만큼 조정 폭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향후 흐름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이 우세했다. 과거 전쟁 국면에서도 증시가 장기적으로 훼손된 사례는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이번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코스피는 약 1년 7개월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5791.91선에 마감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각각 9.88%, 11.50% 하락하며 20만 원대, 100만 원대에서 이탈했다.
증시는 오후 들어 하락 폭을 키웠는데 유가 급등과 함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의 원인을 구조적인 문제보다는 '속도 조절'로 해석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라서 빠진 게 아니라 많이 올랐기 때문에 많이 내리는 것"이라며 "한국 증시는 올해 상승 속도가 유독 가팔랐고, 조정도 그에 비례해 급하게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90년대 이후 전쟁 발발이 주식시장을 장기간 훼손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다만 전쟁이 얼마나 장기화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이라며 "펀더멘탈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너무 가파르게 올랐던 부분에 대해서는 정상화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코스피 지수는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는 부담이 크지 않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과거 평균 대비 두 배 이상 올라와 있다"며 "지금 이익 수준이 지속된다는 확신이 약해질 경우 주가가 추가로 조정받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중동사태의 영향이 단기로 끝날지, 장기로 지속될지 지금은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건 '유가'라며 "유가가 얼마큼 높은 레벨로 유지할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만약 유가가 단기간에 오버슈팅하고 진정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시장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고, 유가가 지속해서 올라가면 추가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단기간(1개월 이내)에 상황이 진정되고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사태 장기화와 원유 공급망 안정성 훼손이 유가 급등으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 경기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유가 급등 시 시차를 두고 글로벌 경제의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로 연결되었던 사례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민국 대표는 "급락 구간에서는 분할 매수를 고려해 볼 만하다"며 "좋은 주식과 그렇지 않은 주식이 구분 없이 함께 빠질 때가 기회"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국장 랠리의 메인 엔진이었던 이익 개선,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매력, 정책 모멘텀이 완전히 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번 주 이어질 수 있는 변동성 확대는 감내해 볼 만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폭등장 이후 단기 조정으로 속도 부담을 덜고 가는 과정이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수익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의 우상향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이란 전쟁의 향방이 불확실하기에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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