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61% 뛰는데 엔비디아 1.8%…'트럼프 리스크' 애타는 서학개미

"또 관세" 미국 주식 보관금액, 11개월 만에 감소세
주식 수익률 격차와 높은 환율도 美 주식 투자 부담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와 관세 정책을 둘러싼 '트럼프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미국 증시에 투자해 온 이른바 '서학개미'의 자금 흐름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반도체주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일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참에 국장으로 갈아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2월 기준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645억 달러로 전월(1680억 달러) 대비 약 2.1% 감소했다. 미국 주식 보관 규모가 월간 기준 감소한 것은 11개월 만이다.

과거에도 관세 불확실성은 서학개미 자금에 영향을 미친 바 있다. 지난해 3월 미국 주식 보관 규모는 965억 달러로 전월(1029억 달러) 대비 약 6.2% 줄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관세 정책이 미국 증시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 영향이다.

이번에도 관세 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거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행정부는 기존 상호관세와 유사한 구조로 관세 체계를 재정비할 수 있다고 밝히며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관세 부과와 무효화 가능성이 반복적으로 거론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중동 지역 긴장도 더해졌다. 최근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자 이란 역시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익률 격차 역시 자금 이동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올해 들어 국내 반도체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005930)는 61%, SK하이닉스(000660)는 46.1% 상승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1.8%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38.7% 상승했지만 나스닥은 1.5% 하락했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표현이 회자됐지만, 최근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미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자조 섞인 말이 등장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환율 부담과 세금, 변동성 확대를 감안해 국내 주식으로 자금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달러·원 환율도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차손 리스크 역시 부담 요인이다.

정부도 서학개미의 국장 복귀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해외 상장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도 국내와 동일한 기본예탁금 기준(1000만 원)을 만들고, 해외 주식 매도 대금을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신설하는 식이다. RIA는 내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제 수익률과 환율, 정책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자산 재배분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RIA가 출시되면 서학개미의 국내 복귀가 빨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