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IPO 절반, '추정 실적' 공모가 산정…실제 달성률은 5.7%

IPO 실적 괴리율 불안정…금감원, 주관사 비교공시 추진

금융감독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최근 3년간 코스닥 신규 상장한 기업 213곳 중 절반에 가까운 105사가 미래 실적 추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는데, 실제 상장 당해연도 실적을 제대로 달성한 기업은 6곳(5.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추정의 합리성'이 투자자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기업공개(IPO) 기업의 주관사별 괴리율 비교 결과를 주기적으로 공시해 엄격한 실사의무를 이행토록 유도할 계획이다.

30일 금감원에 따르면 2022년~2024년까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213사(SPAC 등 제외) 중 추정실적을 기반으로 공모가를 산정한 기업은 105사(49.3%)로 나타났다. 이 중 상장 당해연도 실적 추정치를 그 해 달성한 경우는 6사(5.7%)에 불과했다.

추정실적 활용 상장사 중 공모가보다 상장일 종가가 더 낮게 형성된 경우는 31.4%로 전체의 3분의 1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3년 10월 공시 강화 이후 2024년 매출액 괴리율이 소폭 개선됐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추정에서 괴리율은 200%가 넘는다.

괴리율이 10% 이상 발생한 원인에 대해 발행사가 제시한 사유를 정리하면 총 6개 유형으로 구분되며, 사업성과 부진이 가장 큰 비중으로 나타났다.

24년 상장사의 상장 당해연도 실적과의 괴리율 평균 비교공시 (금감원)

주관사별 괴리율 비교 결과 동일 주관사임에도 연도·사례별로 괴리율의 변동 폭이 커서 괴리율이 안정적이지 않았다.

금감원은 상장사에 대한 단기 추정이 과도할 경우 상장일 이후 매수한 투자자의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정의 낙관적 경향과 정확도의 개선 여지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행 공시 제도는 신규 상장시 추정실적을 과도하게 제시해도 사후에 사업보고서에서 괴리 원인을 설명하는 데 그친다"며 "괴리율은 사업보고서에 개별 공시되지만, 주관사별 비교공시는 지원되지 않아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추정실적 공모가 산정 체크리스트 (금감원 제공)

이에 따라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단계에서 △사업성과 부진 △인건비 상승 △개발비 증가 등 주요 추정 실패 요인을 사전 점검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정기보고서 작성 시 향후 괴리율 전망까지 포함하도록 서식을 개선하고, IPO 기업의 주관사별 괴리율 비교 결과를 주기적으로 보도자료로 배포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날 주관사 괴리율 비교 결과를 비실명으로 공개했지만, 향후에는 괴리율 추이와 시장 여건을 고려해 정보 제공 수준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