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 직격탄…증권사 4분기 채권 실적 '비상'
국고채 10년물 금리, 11월 들어 '오버슈팅 구간' 진입
채권 금리 오르면 증권사 보유 채권 가격 하락해 실적 악화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한국 국채금리가 연중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이 불가피해지면서 채권 보유 규모가 큰 대형 증권사일수록 실적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증권사 60곳의 채권부문 손익은 2조 3754억 원으로 집계돼 전 분기(3조 30억 원)보다 6276억 원 줄었다.
채권 보유 규모가 큰 대형 증권사들의 타격이 특히 컸다. 3분기 채권 관련 손익 감소분 가운데 대형사의 감소 규모는 5018억 원으로, 중소형 증권사(-1255억 원)보다 훨씬 컸다.
증권사의 채권 관련 손실은 3분기보다 4분기에 더 커질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1월 들어 '오버슈팅 구간'인 3%대로 급등했다. 지난 9일에는 3.453%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보유한 채권 가격이 하락해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채권 평가손실은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확정 손실은 아니지만, 회계상 실적에는 그대로 반영돼 분기 실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형 증권사들은 20조~30조 원 규모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11월 들어 국내 채권 북(book·운영 한도)을 선제적으로 줄였지만, 만기 보유 목적의 채권까지 평가손으로 반영되면서 내부 부담은 여전하다는 분위기다.
최근 한국은행이 국고채 매입에 나섰음에도 경기 둔화 우려, 원화 약세, 외국인 매도세 등이 겹치며 국채 금리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4분기 증권사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0월과 11월 채권금리 상승으로 증권사 4분기 채권평가손익은 악화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증권사 실적 불확실성은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