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피 찍은 코스피 상승률 절반에 그친 코스닥 '천스닥' 시동 거나

정부 종합대책 기대↑…'역대급' 기관·외인 순매수 유입
"시장 기대 넘는 정책 모멘텀 있어야…영업익 개선 전망"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닥 지수가 나오고 있다. 2025.11.2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코스닥이 7개월 반 만에 이례적으로 급등하자 증권가에서는 '천스닥' 복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내년 코스닥 영업이익 증가 전망에 더해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이 뒷받침될 경우 지수가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2.61p(3.71%) 오른 912.67로 장을 마쳤다. 지난 4월 10일(5.97%) 이후 약 7개월 반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랠리는 기관과 외국인이 주도했다. 기관은 이날 6029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2021년 12월 29일(6674억 원)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도 4880억 원 순매수로 약 16개월 만에 코스닥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주 중심 랠리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덜 오른 코스닥에서 '키 맞추기' 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최근 제기돼 왔다. 올들어 코스닥은 678.19에서 912.67로 234.48포인트(p)(34.57%) 올랐다. 같은 기간 63.64% 오른 코스피 대비 절반밖에 오르지 못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발표 가능성이 부각되자 투자심리에 불이 붙었다.

"정책 모멘텀 강화 땐 천스닥도 가능…수급 개선이 관건"

증권가에서는 정책 모멘텀이 추가로 강화되면 코로나19 유동성 장세 당시 고점을 돌파한 코스피처럼 코스닥도 '천스닥' 재도전을 노릴 여지가 커졌다고 본다. 코스닥은 지난 2022년 1월 6일 이후 약 4년 동안 1000포인트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책 강도가 시장에서 예상한 것 대비 높다면, 전고점을 뚫고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며 "코스닥벤처펀드, 연기금의 코스닥 시장 접근성 확대 등 수급 관련 논의가 의미 있게 이뤄진다면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 급등도 금융당국이 시장 지원 종합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는 보도 영향이 컸다. 당국은 시장 대책 내용은 확정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선 지속 검토 중이라고 덧붙이며 시장 기대가 이어졌다.

정부가 검토 중인 정책 자금·연기금 등의 코스닥 유입 확대, 세제 혜택 강화 등이 꼽힌다. 이에 더해 공개매수제도 법안까지 통과되면 소액주주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하게 되고, 코스닥 기업의 구조적 할인 요인은 일부 소멸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내년 코스닥 영업익 55% 증가 예상…대형주 IT 훈풍 낙수효과 나올 것"

내년 코스닥 기업들이 본격적인 이익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지수 상승 전망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26년 코스닥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5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비중이 큰 IT(소프트웨어·반도체·2차전지)와 건강관리, 미디어, 화장품 섹터의 이익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30.7%, 39.2%를 차지하는 IT 섹터다. 올해 IT 업종의 성과는 코스피 106.9%, 코스닥 30.8%로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다. 내년엔 코스피 대형사의 호황이 중소형사로 전달되며 코스닥에도 온기가 확산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대형 반도체 기업 이익의 가파른 성장으로 수익률 격차가 확대됐지만, 향후 대형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 따른 코스닥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상향이 가능한바 수익률 격차가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