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 모험자본 공급 '속도전' 돌입…"추가 인가로 혁신 경쟁 강화해야"

"단 두 곳으론 부족"…금투업계, IMA 인가 확대 요구
NH투자증권, IMA 3호 인가 임박…"시장 다변화 기여 기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금융당국이 올해 종합투자계좌(IMA)를 도입하고, 주요 증권사에 인가를 내주면서 모험자본 공급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미래 신산업에 투자하는 IMA 상품이 출시돼 그동안 정책자금과 은행 대출에 의존하던 혁신기업 자금 조달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다만 더 많은 모험자본 공급과 혁신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선 추가 IMA 인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하라"…모험자본 공급 나서는 증권사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래에셋증권(006800)과 한국투자증권이 IMA 인가를 받았다. NH투자증권(005940)은 심사를 진행 중이다.

IMA는 원금지급이 보장되는 동시에 실적배당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증권사는 고객 자금을 모아 기업대출·회사채·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투자할 수 있으며,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조달 자금의 25%는 2028년까지 모험자본에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IMA 도입은 정부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와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핵심 중 하나다. 인공지능(AI)·로봇·바이오 등 미래 산업은 대규모 자금이 빠르게 투입돼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 현재의 정책자금·은행 중심 대출로는 시장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 이에 자본시장을 통한 모험자본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증권사를 방문해 "기업을 실제로 성장시키는 '현장 중심'의 모험자본 공급이 중요하다"며 "공급의 속도와 실효성을 높여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앞서 인가를 받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다음 달 초를 목표로 IMA 상품 준비에 착수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기업금융 활성화 및 자본시장의 성장을 촉진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경남 미래에셋증권 트레이딩(Trading)사업부 사장은 "IMA 도입 취지에 따라 모험자본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해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더 많은 모험자본 공급 필요…IMA 인가 확대해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IMA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적정한 경쟁체제 구축과 다양한 사업모델 공존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IMA 인가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IMA 인가 증권사가 늘어나면 시장 경쟁을 유도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다. 각 증권사가 모험자본 투자처 발굴 역량을 강화하고, 투자자들에게는 더욱 안정적이고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 IMA 3호 인가에 가장 가까운 곳은 NH투자증권이다. 지난 7월 6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인가 최소 요건(자기자본 8조 원)을 맞췄다. 또 지난 26일에는 혁신산업과 중소·중견기업 관련 모험자본에 3150억 원 규모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강점도 뚜렷하다. 은행계 금융지주 소속 증권사로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 및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신용등급 AA+(안정적)로, 미래에셋증권(AA), 한국투자증권(AA)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이다. 또 강력한 리테일 금융을 기반으로 투자자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특히 농협금융그룹과 같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보유한 증권사가 IMA 사업자로 지정될 경우, 수도권 중심이던 모험자본 공급이 지역 기반의 중소·중견기업으로 확산하는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모험자본 공급 체계 구축과 더불어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정책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달 금융투자협회 세미나에서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금융투자업이 단기 수익 중심에서 벗어나 본질적 기능을 복원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금융 관계자는 "혁신 기업과 중견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모험자본 공급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며 "더 많은 증권사가 IMA를 통해 모험자본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면, 자본시장 활성화와 함께 경제 성장 동력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