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외국인, 10조 넘게 팔아치웠다…역대 2번째 순매도

외인 10.2조 순매도…'86.5%' 삼성전자·하이닉스 집중
바이오株는 담았다…외인 순매수 1위는 셀트리온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외국인투자자가 11월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10조 원 넘는 자금을 뺐다. 역대 두 번째 순매도 규모다.

10조 2130억 원 순매도…역대 최대 月 순매도 전망

20일 코스콤 체크 엑스퍼트 플러스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0조 213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월 기준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직전 순매도 2위 기록은 올해 4월에 세운 9조 3552억 원이었다.

이달 말까지 총 7거래일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 2020년 3월에 기록한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12조 5550억 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11월 하루 평균 순매도 규모는 7833억 원이다.

외국인이 많이 판 만큼 동학개미(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사자'에 나섰다.

개인 순매수 규모는 9조 7408억 원으로, 10조 원에 육박한다. 이는 2021년 1월(22조 3384억 원)과 2020년 3월(11조 1869억 원)에 이어 역대 3번째 개인 순매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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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삼성전자 8조 팔고 셀트리온 '사자'

외국인은 반도체주를 가장 많이 덜어냈다.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를 각각 6조 2442억 원, 1조 8488억 원어치 팔아치웠다. 외국인 전체 순매도액 중 86.5%에 해당하는 규모다.

외국인이 이달 약 3주 동안 10조 넘게 순매도에 나서면서도 바이오주는 사들였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셀트리온으로, 총 3290억 원 순매수했다.

셀트리온은 이달 14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20만 3500원까지 오르면서 올해 1월 5일 이후 처음으로 20만 원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SK바이오팜(326030)(1166억 원), 에이비엘바이오(298380)(503억 원), 휴젤(145020)(442억 원), 알테오젠(196170)(428억 원) 등 바이오주가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ETF 추정 자금 유입되고 있어 다행"

당장 외국인의 수급을 돌릴 수 있는 이벤트는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 발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008670)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에 온 시선이 쏠려있긴 하나 워낙 노이즈가 강하다 보니 실적 발표만으로 투자심리가 돌아설 수 있을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견조한 칩 수요, 이익 전망치(가이던스) 확인은 시장 불안 요소를 해소해줄 강한 재료"라고 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지만 금융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다행인 것은 외국인 투자가들이 매도해도 국내 증시에 금융투자, 즉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으로 추정되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ETF 자금은 주가지수를 추종하므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과 업종에 유리하다"며 "9~10월에 급등했던 반도체를 제외하면 건강관리·은행 등에 이러한 자금이 유입될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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