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60% 올렸다는데"…삼성 '11만전자' 다시 갈까 [종목현미경]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삼성전자 주가가 주춤하지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는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D램 제품 가격을 약 60% 인상했고, '패닉 바잉'도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목표가를 유지 중이다. 잠시 흔들릴 수는 있지만, 펀더멘탈이 견고한 만큼 주가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주가는 지난 14일 5.45% 내린 9만 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 장중 고점(11만 2400원) 대비 13.52% 내린 수치다. AI 거품론에 차익실현 물량까지 쏟아지면서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

특히 일본 낸드플래시 회사인 키옥시아가 전년 대비 약 60% 줄어든 순이익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다만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 반도체 유통업체 퓨전월드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2기가바이트(GB) DDR5 메모리칩 모듈의 11월 계약 가격은 239달러(약 35만 원)로 9월(149달러) 대비 60% 올랐다.

같은 기간 16GB, 128GB DDR5 메모리칩 계약 가격도 각각 50% 오른 135달러(약 20만 원), 1194달러(약 174만 원)로 책정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D램 수요 빗그로쓰(bit growth)는 24.6%로 전망되는 반면 공급 빅그로쓰는 약 21%에 불과하다. 낸드 역시 공급부족이 지속될 전망이다. 메모리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사들은 "2026년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며 "대형 고객사를 중심으로 분기 가격이 아닌 6개월 구각의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매 분기 가격이 오를 것을 대비해 계약 가격 적용 구간을 장기화하려는 전략이다.

이어 "올 4분기 기준 서버 D램 영업이익률은 약 60~65%에 이를 것"이라며 "SK하이닉스(000660) 기준 고대역폭메모리(HBM) 영업이익률은 약 65~70%로, 견고한 실적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속 낮추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가격 상승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76조 2045억 원에 달한다. 올해 추정치(37조 6809억 원)보다 102.24%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116조 4480억 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반도체 부문(DS)이 94조 6250억 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2027년에는 전체 영업이익 135조 2200억 원, DS부문 109조 8960억 원으로 추정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목표가를 올리고 있다. SK증권이 17만 원을 제시했고,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은 15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14만 7000원), NH투자증권(14만 5000원), 미래에셋증권(14만 2000원), 교보·IBK·한화투자증권(14만 원) 등도 목표가를 14만 원 이상으로 잡았다.

채민숙 연구원도 "오는 19일 엔비디아 실적을 기점으로 투자 심리 회복이 기대된다"며 "반도체 섹터에 대해 비중확대와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제시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