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필수템' 韓반도체…미·중 패권경쟁에 두각[MAGA發 K-스톡랠리]③
반도체 랠리 힘 더한 '미중 갈등 반사이익'…밸류체인 갖춘 韓 수혜 기대
美, 대중 '칩 수출' 막으며 한국 경쟁력 '호재'…"中 성장 리스크 대비"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인공지능(AI) 패권을 두고 정면충돌하며 한국 반도체의 전략적 위상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정책 강화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 중인 가운데, AI 시대의 핵심인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은 미국이 파트너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필수 자산이라는 평가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92.79%, 258.64% 상승했다. 올 초 5만 원대였던 삼성전자는 두 배 수준인 10만 원대로 올라섰고, 20만 원 미만이었던 SK하이닉스는 '61만닉스'에 도달했다. 두 종목 모두 하반기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각각 경신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주도 전반적으로 크게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의 강세는 AI 투자 확대가 이끄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주효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의 40%가 AI 투자에서, 한국 성장의 40%는 반도체 수출에서 나온다"며 "AI 설비투자(CAPEX)의 지속되며 반도체 가격 상승과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미·중 갈등 속 한국 기업이 얻는 반사 이익도 투자자들의 반도체주 선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이 기술주 중심의 성장성, 상대적 저평가, 미국 공급망 편입이라는 세 가지 장점을 모두 갖춘 '매력적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AI 및 첨단 기술 패권을 유지하는데 한국의 메모리·파운드리 역량은 필수"라며 "한국은 소부장부터 완성품까지 이르는 튼튼한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고, 초격차 기술력과 대규모 생산·실행력을 바탕으로 미국 동맹국으로서 이점을 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도 " AI 투자 사이클 확대에 따른 낙수효과가 본격적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모두 AI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의 수혜 폭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중국 견제로 한국의 반사이익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당장의 극한 대결은 피했지만, 기술 패권 경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미국은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칩 수출을 금지한 데 이어, 성능이 낮은 중국 전용 엔비디아 칩 수출까지 제한할 방침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글로벌 기업의 중국 기업과의 기술 교류가 제한되면서 한국 기업의 기술 경쟁 우위를 지킬 수 있는 기간이 연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약 38억 7000만 달러 규모의 패키징 및 R&D 센터를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고,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 지역에 대규모 파운드리 팹을 구축하는 등 미국 현지 반도체 제조 인프라 확대에 나서는 중이다.
이종현 센터장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현지에서 핵심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며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며 "이는 일시적 테마가 아닌 10년 이상 이어질 구조적 자본 지출 사이클"이라고 짚었다. 중국이 최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미 협력 강화는 국내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확대와 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미국의 전방위 제재에도 중국이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며 'AI 굴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중국 추격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중국은 화웨이를 중심으로 '자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고, 중국 기업인 CXMT(메모리)와 YMTC(낸드)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는 중국의 가장 취약점이기 때문에 정부의 반도체 투자는 계속 확대되고 있고, 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는 중"이라며 "가장 먼저 성과를 나타내는 분야는 당연히 기술력이 덜 요구되는 분야로 이미 낸드 분야 기술 격차는 조금씩 좁혀지고 있고, D램과 파운드리에서 격차는 조금 더 있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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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가(MAGA)'의 꿈이 K-증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기술 경쟁력과 생산 인프라를 갖춘 한국 기업이 미국의 'MAGA 파트너'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MAGA발(發) 증시 호황의 기회와 위기를 조명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