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11% 급락이라니"…빚투 개미, '반대매매' 공포 커졌다

코스피 장중 6% 하락하며 3900선 무너져…대형주 급락
빚투 개미들 손실 우려…추가 하락 땐 반대매매 가능성도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그동안 상승 랠리를 지속하던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개미'들은 초비상 상태다. 자칫하다가는 반대매매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5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6% 넘게 하락하며 3867.81까지 밀렸었다. 급락장에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를 발동하기도 했다.

간밤 미 증시에서 'AI 거품론'과 금리인하 신중론, 단기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부각되며 나스닥이 2% 급락한 여파가 컸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 급등을 주도했던 대형 반도체주이자 시가총액 1위,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7~8% 폭락했다.

코스피 지수 급락에 빚내서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은 노심초사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코스피(15조7820억 원)와 코스닥(9조6799억 원)을 합쳐 25조4619억 원에 달한다. 1년 전보다 7조5000억 원 가까이 늘었다.

신용거래융자는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에게 빌려준 금액이다. 은행보다 이자는 비싸지만, 손쉽게 빌릴 수 있어 주가 상승장에서 레버리지 효과를 노린 개인들이 많이 이용한다. 주가 상승기에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동안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넘어 4000선에 안착하자 증시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빚투도 따라 증가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전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빚투(빚내서 투자)를 그동안은 너무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 투자'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었다.

문제는 주가가 하락하면서 발생했다.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 빌린 돈을 갚지 못했거나, 신용거래 후 주가가 담보 비율 아래로 떨어졌을 때는 2거래일 내 담보 비율을 다시 맞춰야 한다. 만약 담보 비율을 못 맞추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진다.

지난 4월 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5.57% 급락했을 때도 반대매매 공포가 커진 바 있다. 전일(-2.37%)에 이어 이날도 코스피 지수가 6% 하락하면서 반대매매 가능성이 확대됐다.

반대매매 금액이 큰 종목들의 낙폭이 큰 것도 부담이다. 반대매매 금액은 삼성전자(005930)가 1조82억 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SK하이닉스(000660)(8348억 원), 두산에너빌리티(034020)(6969억 원), 네이버(035420)(6776억 원), 셀트리온(068270)(4063억 원) 순이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7~8% 급락하기도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1.5%까지 내렸었다.

추가 하락 시 빚내서 투자한 개인들은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주식은 가치가 떨어지면 휴지 조각이 된다"며 "빚내서 투자하는 것은 상환 능력을 고려해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