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0선 넘었는데…파죽지세 코스피에 미·중 무역갈등 '먹구름'

주말 새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뉴욕증시 '흔들'
종가 기준 '최고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단기 조정 가능성 솔솔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5.10.1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추석 연휴 이후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600선을 돌파하며 훈풍을 탔지만, 주말 동안 재점화된 미·중 무역 갈등으로 조정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크게 상승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일시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61.39p(1.73%) 상승한 3610.60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617.86까지 올라 최고가도 다시 썼다. 코스피 랠리는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전 거래일 대비 5400원(6.07%) 오른 9만 4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만 2500원(8.22%) 상승한 42만 8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썼다.

이처럼 국내 증시에 훈풍이 불었으나 주말 새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이번 주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다음 달 1일부터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나스닥 종합지수가 전장보다 3.6%나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71% 내리는 등 뉴욕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흔들렸다. AMD는 7.8%, 브로드컴은 5.91% 하락하는 등 낙폭이 컸다.

삼성전자가 AMD의 최대 수혜주로 부각받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주들의 단기 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AMD MI350에 HBM3E 12단 제품을 전량 공급하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놓은 상태로, 증권가는 AMD 주가와 삼성전자 주가간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오는 14일 발표 예정인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7~9월) 잠정 실적에 따라 반등 가능성이 있다.

또 관세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현 상황에서는 반도체 등 '주도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다시 부각됐다"며 "올해 4월 초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당시 코스피 내 모든 업종이 하락했지만, 상호관세 발표 이후 한달 간 코스피는 발표 이전 주도주였던 기계, 조선, 방산 중심으로 빠르게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를 생각해 보면, 주도주를 사는 것이 무역분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지금 S&P500과 코스피를 이끄는 주도주는 테크와 반도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가상자산 시장도 주말 사이 흔들렸다. 연휴 기간 1억 7800만 원을 웃돌았던 비트코인(BTC)은 하루 만에 1억 6800만 원대까지 밀렸고, 12일 오전 10시 빗썸 기준 1억 6943만 9000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시세는 코인마켓캡 기준 10만 9998달러로 11만 달러 선을 반납했다. 선물시장에선 하루 새 191억 달러 규모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고, 이 가운데 롱 포지션이 167억 달러를 차지했다.

이더리움(ETH), 리플(XRP), 솔라나(SOL) 등 주요 알트코인도 일주일 전 대비 각각 16.62%, 20.71%, 23.07% 급락했다.

시장에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100% 추가 관세 예고가 촉발 요인으로 작용했고, 과도한 레버리지 청산이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자산 VC 셀리니 캐피탈의 조디 알렉산더는 "하루 만에 탈중앙화 거래소 미결제약정이 150억 달러에서 60억 달러로 급감했다"며 "구조적 취약성이 외부 충격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