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4조원 폭풍매수…SK하이닉스 쓸어담았다[코스피 새역사]

외국인 1.38조 순매수…SK하이닉스·삼성전자 '집중매수'
'싼 가격+정책 기대감+AI 열풍' 작용

10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 지수가 전일 대비 54.48포인트 상승한 3314.53을 나타내고 있다. 2025.9.1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코스피가 3300선을 넘으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하루 만에 1조4000억 원에 가까운 한국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를 집중 매수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수혜주로 '픽'했다.

외국인, 하루 만에 1.4조 순매수…"하닉·삼전 담았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54.48포인트(p)(1.67%) 상승한 3314.53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3317.77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날 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다. 이날 외국인은 하루 동안 1조3810억 원을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6월 13일(1조5387억 원)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최대 순매수다.

덕분에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2%를 넘어섰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2726조7783억 원 중 외국인은 877조2148억 원을 보유해 32.17%를 차지했다. 지난해 7월 9일 36.11%에서 올해 4월 28일 31.50%까지 낮아졌지만,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반도체주를 집중 매수했다. SK하이닉스(000660)를 6578억 원, 삼성전자(005930)를 3829억 원 사들였다. 1조 원이 넘는 금액을 반도체주에 투자한 셈이다.

AI 열풍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HBM 출하량을 318억Gb, 시장규모를 482억 달러로 예측했다. 올해보다 각각 45%, 34% 늘어난 수치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너무 싼 한국 주식…시장친화적 정책도 긍정적

싼 한국 주식 가격도 외국인 순매수를 부추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9일 기준 1.10배에 불과하다. 선진국(평균 3.5배)과 신흥국(평균 1.8배)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지난 6월 4일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자본시장 친화적 정책을 내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새 정부는 지난 7월 이사 충실 의무에 주주를 포함하는 등 상법 개정을 시작으로 지속해서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다.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강화한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시장 혼란이 일자, 다시 되돌리기로 한 것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증권가에서는 AI 열풍이 지속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한 만큼 외국인 투자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비중을 줄여 놓은 상황에서 주가가 싸다고 인식했고, 시장 친화적 정책까지 나오면서 다시 비중 확대에 나섰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 AI 인프라 확장 등에 대한 부분도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분간 긍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