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시세조종 엄단"…K-디스카운트 해소로 '오천피' 간다

[새 정부 이렇게 바뀐다] 상법 개정으로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확대
주가조작 가담하면 퇴출…미공개 정보도 처벌 강화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5.6.4/뉴스1 2025.6.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주식시장 활성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대를 끝내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겠다"며 코스피지수 5000시대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이를 위해 상법 개정을 필두로 주주 가치 보호에 나서고, 주가조작과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 엄단에 나설 계획이다.

"K-디스카운트 해소, 기업 지배구조가 시작"…상법 개정 나선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자본시장 선진화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공약집에도 △먹튀·시세조종 근절을 통한 공정 시장 질서 확립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일반주주 권익 보호 △자본·손익거래 등을 악용한 지배주주 사익 편취 행위 근절 △수급 여건 개선 및 유동성 확충을 통한 주식시장 활력 등을 내걸었다.

선거 유세 때는 "1400만 개미와 함께, 5200만 국민과 함께 코스피 5000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실현하겠다"며 "혁신적 기업을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었다.

이에 맞춰 본격적인 증시 활성화 정책을 선보일 전망이다. 첫 단추는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대다.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순위는 아시아 12개국 중 8위에 불과하다.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는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고질적 원인 중 하나로 꼽혀왔다.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 활동으로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탓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 대통령은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정권 당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막판 좌절됐던 것을 재추진한다. 상장사 주주 권리 강화를 위해 이사 충실 의무를 기존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일반주주 권익이 충분히 고려되고, 주식시장 전반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높아지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대선 전 "상법 개정으로 주주권익을 강화하면 외국투자 자금 유입이 늘어나 5년 내 코스피 5000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여기에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이사가 선임될 수 있도록 집중투표제를 활성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경영 감시 기능을 더욱 강화할 전략이다. 상장회사의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해 주주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제도화할 방침이다.

이외에 합병 시 기업 가치가 공정하게 평가되도록 하고, 일반주주 보호장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쪼개기 상장' 때는 모회사의 일반주주에게 신주를 우선 배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먹튀·시세조종 엄단"…공정성이 증시 활성화 필수조건

공정한 시장 질서는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자본시장 활성화 요건의 핵심이다. 증시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정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소신이다.

실제 그동안 주식시장에는 '주가조작으로 돈을 벌어도 힘만 있으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불신이 만연했다.

이 대통령은 불공정 거래를 막기 위해 주가조작과 시세조종 등에 대해 칼을 빼 들 방침이다. 우선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한 번이라도 주가조작에 가담하면, 다시는 주식시장에 발을 들일 수 없게 한다.

또 임직원과 대주주의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고, 상장사 임직원과 주요주주 등이 단기 매매차익을 취득한 경우 해당 법인이 매매차익을 반환 청구하도록 의무화한다.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사전 모니터링과 범죄 엄단 시스템도 확실하게 보강할 계획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 4월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만나 "(주식시장 활성화의) 핵심은 규칙이 지켜지는 정상적인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며 "주가 조작을 절대로 못 하게 해야 하고, 대주주들의 지배권 남용도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외에 오랜 숙원사업 중 하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제도 개선에도 나설 방침이다. MSCI는 각국의 주식시장을 평가해 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런티어시장으로 분류한다. 한국은 현재 신흥시장으로 분류돼 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