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수난시대…올해 새내기 상장사 70% '마이너스' 수익률

쏘카 -25%, 수산인더스트리 -36%…LG엔솔, IPO 자금 블랙홀
코스닥은 전체 68.2%가 공모가 하회…IPO 한파 지속

지난 1월19일 서울 영등포구 신한금융투자 본사 영업점에서 역대 IPO(기업공개) 사상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이 진행되고 있다. 2022.1.1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 신규 입성한 '새내기 상장사' 69개 기업 중 70%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이 이 정도이고,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대어급' 기업공개(IPO) 종목들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는 일도 잇따랐다. 그야말로 1년 내내 '혹독한 겨울'을 보낸 셈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새로 입성한 69개 기업(코스피 3곳, 코스닥 66곳)이 대부분 공모가를 밑도는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신규 상장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수산인더스트리, 쏘카 3곳 뿐이다. 이중 수요예측 단계부터 흥행에 실패했던 쏘카와 수산인더스트리는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 이하로 설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주가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쏘카의 경우 전날 종가 기준으로 2만750원을 기록, 공모가(2만8000원)를 25.89% 밑돌고 있다. 쏘가 공모주 100주를 샀다면 80만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쏘카는 상장 이전부터 공모주 투자자들의 기대와 관심을 받아왔다. 시장에서 2조~3조원 규모로 평가받으며 '대어'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IPO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쏘카의 몸값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결국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공모가는 희망범위 최하단(3만4000원)에도 못 미치는 2만8000원으로 정해졌다.

상장 이후에도 어려운 시장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주가는 우하향 하고 있다. 쏘카의 현재 시가총액은6856억원 수준에 그친다.

쏘카와 같은 8월에 상장한 수산인더스트리 역시 수요예측 단계부터 흥행에 실패하면서 희망범위 최하단인 3만5000원에 공모가가 정해졌다. 이후 9월부터 11월까지 세달 연속 하락세를 그리면서 꾸준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의 주가는 2만2200원(20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36.57% 하락한 수치다.

올해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20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30만원)보다 62.5% 상승한 48만7500원을 기록했다. 최근엔 2차전지에 대한 기대감이 몰리면서 상장 이후 최고가인 62만9000원까지 치솟아 109.66%의 수익률을 보이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규모 자체도 '단군이래 최대 공모주'로 불릴 정도로 역대급이었다.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경쟁률 2023.37대 1, 청약 금액은 1경5203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몰릴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상장 직후에도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가 몰리면서 강세가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 한 곳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포트폴리오 비중'을 맞추기 위해 삼성전자 등 코스피 우량주를 내다파는 기관도 적지 않았다. 연초부터 이어진 기관의 삼성전자 매도세는 LG에너지솔루션 신규 상장과 무관치 않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이 '자금 블랙홀'이 된 탓에 이후 코스피 신규 상장은 '씨'가 마르는 수준으로 급격한 자금 고갈 현상이 왔다.

결국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대어급'을 비롯해 총 13개 기업이 상장을 철회했다. 또 컬리, 케이뱅크 등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까지 통과한 기업들도 바짝 몸을 낮추며 상장 일정을 내년 상반기로 연기한 상태다.

코스닥 공모주의 주가흐름도 좋지 않다. 20일 종가 기준 전체 66곳 가운데 45곳(68.2%)이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사고팔리고 있다.

공모가 대비 평균 주가상승률은 5.65%로 플러스를 나타내고 있지만 공구우먼(333%), 지투파워(156.4%), 새빗켐(151.4%) 등 100%를 넘는 수익률을 보인 일부 기업의 주가가 평균 수익률을 끌어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고 발이 묶인 기관 투자자들이 많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기업공개 시장 침체가 지속될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공모시장은 22일 코스피 상장이 예정된 바이오노트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바이오노트는 2003년 3월 설립된 질병 진단키트 등 의료용품 제조 업체다. 회사는 지난 8~9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공모가를 희망범위 최하단(1만8000원)의 반토막 수준인 9000원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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