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현미경] 네이버 주가 '31개월전 수준'↓…국민주 굴욕 어디까지

10월 들어 17.3% 하락·장중 16만원 붕괴도…증권가도 "반등 어려워"

ⓒ News1 정은지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국민주로 불리는 네이버 주가가 장중 16만원이 무너지며 31개월 전 수준으로 역행하고 있다. 국내 증권가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저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외국 증권사 및 시장에서는 현 주가도 높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네이버는 10월 들어 17.3% 하락하며 1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간 외국인이 7491억5000만원어치를 팔면서 주가를 끌어내렸고, 개인이 7040억20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네이버는 전날 장중 15만9500원까지 내려가면서 2020년 3월27일(장중 저가 15만8500원) 이후 31개월 만에 처음으로 16만원을 하회했다. 지난해 10월28일 기록한 52주 신고가(41만9500원) 대비 62% 하락한 수준이다.

네이버는 이달 주가가 급락하자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네이버의 투자주의 종목 지정은 2014년 2월28일 이후 처음이다.

국내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는 올해 들어 글로벌 고강도 긴축 우려에 하락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북미 최대 C2C(개인간 거래) 플랫폼인 포쉬마크 인수와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인 평가에 영향을 받았다.

네이버는 포쉬마크를 16억달러(2조3441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지난 4일 밝혔다. 포쉬마크의 기업가치를 주당 17.9달러, 순기업가치 12억 달러(1조7000억원)로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포쉬마크 주가가 인수합병 발표 직전 15달러 수준이란 점에서 비싸게 인수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더불어 외국계 증권사는 매도보고서를 내거나 목표주가를 낮췄다. 씨티증권은 네이버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했고, 목표가는 32만8000원에서 17만원으로 내렸다. JP모건은 27만원에서 22만원으로, 노무라증권과 CLSA는 기존 34만원과 28만2000원에서 18만원, 19만원으로 각각 하향했다. 외국 경쟁기업보다 주가수익비율(PER)이 비싸거나, 포쉬마크 인수가가 비싸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반면 국내 일부 증권사들은 네이버가 저평가됐다고 분석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사업들은 올해 극심한 밸류 디스카운트 상황을 겪었지만 플랫폼 사업 잠재력 자체는 유효하며 이를 반영할 경우 네이버 현 주가는 과도한 저평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쉬마크 인수는 가치 상승 요인 또는 최소한 가치 중립 요인이지 하락 요인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많은 증권사가 목표가를 내리는 상황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35만원→28만2000원), 삼성증권(35만원→28만원), 다올투자증권(38만원→26만원), 한국투자증권(33만원→30만원), NH투자증권(36만원→27만원) 등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 침체로 하반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포쉬마크에서 연간 1000억원 정도 영업적자가 발생하는 만큼 인수가 완료되는 내년 1분기부터는 연결 실적에 부담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내년 영업이익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밸류에이션 눈높이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장주가 기준금리 인상에 민감한 만큼 반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란 평가도 나온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의 밸류에이션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낮아졌지만 성장주로 분류되는 네이버의 주가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과거 네이버 주가 상승기를 돌이켜보면 라인 메신저 가치의 부각, 모바일 광고시장 성장에 따른 이익개선, 이익증가율 회복 기대감, 코로나19 이후 인터넷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상승 및 신사업 매출 고성장기 진입으로 구분된다"며 "신사업 기대감이 반영되기 어려운 현 매크로 상황에서 주가 반등을 위한 조건은 영업이익 증가율 회복"이라고 말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