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선 머리보다 꼬리"…중소형주, 대형주보다 낫네

올해 코스피·코스닥 수익률, 소형> 중형> 대형주 순
금리·환율 충격 여파…"박스권에서 중소형주 수익률 높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올해 국내 증시에서 소형주의 하락 폭이 대형주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 환율, 경기침체 등 거시경제 불안 여파가 반도체와 IT성장주 위주인 대형주에 충격을 가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증시 '박스권'이 이어지는 만큼 대형주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주 투자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1일~9월22일) 코스피시장에서 소형주는 12.36%, 중형주는 17.02% 하락한 데 비해 대형주는 21.2% 떨어졌다. 대형주 가운데 시가총액이 높은 상위 50개 종목을 뽑은 코스피 50 지수는 25.41% 하락했다.

대형주 지수는 시가총액 1위부터 100위까지 종목으로 구성한다. 중형주는 시총 101~300위, 소형주는 301위 미만 종목으로 이뤄진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21.67%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소형주의 선방이 두드러진 셈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소형주는 대형주를 압도했다. 올해 코스닥지수가 27.33% 하락한 가운데 대형주는 32.35%, 중형주는 26.33% 떨어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에 비해 소형주는 20.69% 떨어지는 데 그쳤다.

올해 국내 증시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금리, 환율, 전쟁 등 거시경제 환경의 충격에 노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총 1위 삼성전자, 3위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연초에는 글로벌 공급불안으로, 하반기에는 경기 침체 가능성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세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이상) 등으로 성장주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반면 중소형주는 개별 기업의 실적 개선 전망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형주 시가총액 1위 금양은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사업에 힘입어 올해 304.69% 급등했다. 중형주 시총 1위 현대로템은 방산제품 수출이 늘며 39.66%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30.52% 떨어졌다.

통상 대형주에 편입된 종목들은 펀드 등 외부 자금이 유입될 여지가 높은데, 고환율과 증시 부진으로 '큰손'도 국내 증시를 떠나는 추세다. 올해 국내 증시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4조2481억원, 16조1447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이익 증가율이 하락하거나 글로벌 유동성이 정체되는 현 상황에서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코스피가 박스권 국면을 형성했던 지난 2013~2016년 대형주 수익률은 6%에 그쳤지만 중형주는 21%, 소형주는 49%를 기록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 최근 상황에서 성장 중형주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등 매크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