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현미경] 엔씨소프트, 실적 부진에 신작 연기...증권가 "아직 살 때 아냐"
이달 고점 대비 10.5% 하락…리니지W 매출 하락에 TL 지연
'황제주'서 반토막 넘게 하락…주가보다 낮은 목표가 나와
-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한때 주가가 100만원을 넘으며 국내 대표 성장주로 주목받던 엔씨소프트가 신음하고 있다. 실적 부진에 신작 출시가 연기되는 '겹악재'를 맞았다. 40만원을 회복했던 주가는 어느새 신저가를 다시 위협하고 있다.
신작 이외는 뚜렷한 실적 반등요건이 없다는 잿빛 전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이익체력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내려갔다는 저가 매수론도 흘러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이달 고점(41만2000원, 9일) 대비 10.5% 하락하며 36만8500원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0.98%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낙폭은 다소 과도한 수준이다.
지난 7월1일 52주 신저가(34만7500원)까지 떨어진 뒤 8월 40만원대를 회복했지만 2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2일 2분기 매출 6293억원, 영업이익 1230억원 거뒀다. 전년동기대비로는 늘었지만 전분기 대비 각각 20%, 50% 줄었다. 증권가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도 하회했다.
지난해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W의 2분기 매출은 2240억원으로 전분기(3730)억원 대비 39.4% 급감했다. 증권가는 하반기부터 분기당 1000억원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본다. 또한 리니지2M과 블레이드&소울2 등의 매출도 하락세다.
신작 게임은 출시 후 시간이 지날수록 하향 안정화 과정을 거치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최근 유사한 콘텐츠의 경쟁작들이 다수 등장한 점은 우려 요소다. 이달 라인게임즈의 대항해시대 오리진과 넥슨게임즈의 히트2 등 새로운 MMOGPR가 잇따라 출시됐다.
하반기 나올 예정이던 신작 'TL'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실적 반등의 계기가 될 동력도 전무하다. 이장욱 엔씨 IR실장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방식보다 외부 파트너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며 "2023년 상반기 출시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코로나19 이후 풍부한 유동성 랠리와 비대면 산업 호황에 힘입어 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에 등극하기도 했다. IT산업을 상징하는 네이버·카카오와 '네·카·엔'으로 불리며 소액주주가 1년 만에 5만8000명에서 13만7000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미국발 긴축 흐름으로 장기 전망에 의존하는 성장주 투자 심리가 식고,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IT, 게임주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증권가는 당분간 주가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실적 발표 이후 12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낮췄다. 지난 25일 기준 국내 증권사의 목표가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종전보다 14% 낮은 48만4211원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12일 목표가 37만원과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전날 종가 40만5000원보다 낮은 목표가를 제시한 건 이례적이다.
오동환 연구원은 당시 "전반적인 신작 출시 지연으로 내년 1분기까지 지속적인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고 12개월 예상 PER이 25.7배 수준인만큼 밸류에이션 상승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TL 출시는 취소가 아닌 단순 연기라는 점에서 향후 이익 체력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 세계에서 주류 게임인 MMORPG의 시장을 볼 때 북미, 유럽 등의 마케팅, 과금체계 방식에 따라 흥행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6개월 사이 출시 지연은 매출 반영시점의 차이가 생길 뿐 기업가치 훼손 요인은 아니다"며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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