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은행장 등 CEO 선임, 특정계파·친소관계 매몰되지 말아야"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앞서 8대 금융지주회장과 회동
시금고 과당 경쟁 우려…금융사고 급증에 내부통제 강화 당부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회장을 불러 모아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내부통제, 소비자보호까지 책임질 CEO의 선임 절차도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능력에 기반한 책임자를 선별하는 절차로 운영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금감원이 지난 1월부터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준비 중이나, 발표가 지연되는 와중에 열려 주목받았다. 8대 금융지주에선 70여개 자회사의 CEO 선임 절차가 연말까지 진행되는 만큼 지배구조 개선안을 선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23일 오전 8개 은행지주회장 및 은행연합회장과 조찬 간담회를 열고 "CEO가 지녀야 할 구체적인 자격 요건과 평가 단계별 최소한의 검증 기간 등 기본적으로 핵심적인 절차를 아직 마련하지 못한 지주는 선임 절차를 개시하기 전 미흡한 사항을 조속히 보완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오랜 시간 함께 머리를 맞대고 CEO의 참호구축은 지양하고 승계절차를 공정하게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 왔다"며 "은행지주 산하 상당수 자회사의 CEO 승계 절차가 시작되는 올해 하반기는 그간 우리의 고민과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사지배구조법 제17조 취지에 따라 자회사의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CEO 상시후보군 등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CEO 후보 평가 시 임추위원의 의견 반영 등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보장해 줄 것을 강조했다.
앞서 신한지주는 신한은행 임추위에 자회사 승계후보군의 정보를 공유하고 후보군 추천 권한을 부여하는 등 임추위 역할을 확대한다고 지난 21일 밝히기도 했다.
이 원장은 최근 인천시금고를 두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간 과당 경쟁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그는 "사업적인 관점에서 매력적인 것은 이해하나, 자본력 우위가 있는 은행이 협력사업비 경쟁을 통해 낙찰자로 선정되는 모습이 불공정한 경쟁으로 보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고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지만 지자체 금고 운영을 이해타산의 관점으로만 접근하기보단 지역 내 자금 순환과 지방 균형 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도 함께 고려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은행의 지자체에 대한 협력사업비 지출이 건전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 결정된 것인지 살펴볼 예정이다.
내부통제 강화도 주문했다. 은행권 금융사고는 2023년 33건(696억 9000만 원)에서 올해(1~7월)는 47건(1708억 2000만 원)으로 급증했다.
이 원장은 "최근 횡령·배임·사기 등 금융사고 건수와 금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며 사고 규모 또한 대형화되고 있다"라며 "내부 직원에 의한 사고뿐만 아니라 외부인의 사기와 본점의 내부통제가 닿기 어려운 해외 점포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어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 원장은 "중요한 경영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금융사가 우리나라 금융산업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과 사회적 책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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