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心'은 잡았는데…하나은행 '인천시 금고'는 못 열었다

年 17조 규모 인천시 '금고지기'에 '20년 경력' 신한은행
나라사랑카드 발급 점유율 42%…급여이체 점유율도 14배 증가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 전경. (하나은행 제공) 2020.2.10 ⓒ 뉴스1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하나은행이 군 장병 대상 나라사랑카드 사업에서 KB국민은행의 장기 아성을 깨고 신규 사업자로 진입한 데 이어 발급 점유율 40%를 넘겼지만, '안방'을 자처하며 공들인 인천시금고 유치전에서는 신한은행의 벽을 넘지 못했다. 청라 그룹헤드쿼터(HQ) 이전까지 앞세워 세 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20년 가까이 인천시 제1금고를 지켜온 신한은행의 수성에 막혔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시는 전날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고 2027~2030년 시 재정을 관리할 제1금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신한은행을 선정했다. 2007년부터 인천시 제1금고를 맡아온 신한은행은 이번에도 수성에 성공했다. 제2금고는 단독 신청한 NH농협은행이 맡게 됐다.

하나은행으로서는 올해 주요 기관영업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먼저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하는 나라사랑카드 사업에서는 존재감을 키웠다. 나라사랑카드는 2007년 신한은행 단독 체제로 시작해 2016년부터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이 2기 사업자로 참여했다.

올해 시작된 3기 사업에서는 사업자가 3곳으로 확대되면서 하나은행이 처음으로 사업권을 따냈다. IBK기업은행이 연속 선정되고 신한은행이 10년 만에 재진입한 반면, 10년간 사업을 맡았던 KB국민은행은 탈락했다.

신규 사업자임에도 초반 성적은 두드러졌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나라사랑카드 누적 발급 점유율은 약 42%를 기록했다. 현역병 급여이체 점유율도 사업 시행 전인 지난해 말과 비교해 14배 증가했다. 아이브 멤버 안유진을 모델로 내세운 카드 플레이트도 15만8000좌가 발급됐다.

하나은행은 군 장병 대상 금융교육 프로그램 '머니특공대'를 운영하고 국방일보 금융상담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는 등 군 관련 마케팅과 사회공헌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금고에서는 신한은행의 장기 아성을 깨지 못했다. 하나은행은 청라 그룹HQ 이전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세 번째 도전장을 냈다.

하나금융은 이달부터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조성한 그룹HQ에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등 10개 관계사 직원 2200여명을 순차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기존 청라 근무 인력까지 포함하면 약 4000명의 금융 인력이 인천에 상주하게 된다.

특히 하나금융은 청라 이전을 계기로 인천에 본사를 둔 유일한 시중은행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역 밀착 전략을 펼쳐왔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인천시금고 선정 프레젠테이션(PT)에 직접 나서는 등 유치전에 공을 들였지만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2007년부터 축적한 금고 운영 경험과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특히 올해 7월 검단구·영종구 출범에 따른 행정체계 개편 과정에서 대규모 행정·세정 시스템 전환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한 점 등이 평가 과정에서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사회 기여 실적도 내세웠다. 신한은행은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 '신한 스퀘어브릿지 인천'을 통해 지난해까지 352개 기업을 지원했으며, 6393명의 고용 유지·창출과 4298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지원했다.

신한은행은 앞서 지난 5월에도 서울시 제1·2금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연간 예산 기준 서울시 51조4778억원과 인천시 약 17조원을 합쳐 68조원이 넘는 지방자치단체 재정을 관리하게 됐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