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 오늘 차기 행장 후보 선임 개시…금융위 관료 vs 수협맨
현직 FIU 원장 출사표에 '촉각'…21일 면접·22일 최종 후보 결정
행추위, 정부·수협 추천 위원 공존…차기 행장 선임 '4표 확보'가 핵심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차기 Sh수협은행장 선임 절차가 막을 올렸다. 행추위가 면접 대상자를 추리는 첫 관문에 돌입하면서 신학기 현 수협은행장과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둘러싼 '표 대결'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는 이날 행장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마치고 면접 대상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공모에는 신 행장을 비롯해 정철균·박양수 전 수협은행 부행장 등 내부 출신 3명과 이 원장·강철승 한국수산정책포럼 대표 등 외부 출신 3명이 지원했다.
지난 2024년 선임 과정에서 6명의 차기 행장 지원자를 대상으로 전원 최종 면접을 실시한 사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지원자 6명 전원이 면접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면접은 21일 진행되며 최종 후보 결정과 공시는 22일로 예정돼 있다.
이번 인선에서 주목되는 것은 정부와 수협의 '표' 싸움이다. 수협은행장 선임은 행추위 5명 중 4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확정된다.
행추위는 김병규 사외이사(재정경제부 추천), 박경철 사외이사(해양수산부 추천), 임형준 사외이사(금융위원회 추천), 송광복 부안수협 조합장(수협중앙회 추천), 정승만 경기수협 조합장(수협중앙회 추천)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어느 한쪽의 지지만으로는 후보를 확정할 수 없는 구조다.
이 같은 '4표 구조'는 과거 수협은행장 인선이 장기간 표류했던 원인이기도 하다.
수협은행은 2016년 수협중앙회에서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후 표결 구조 탓에 인선이 장기 표류한 전례가 반복됐다. 2017년 첫 행장 선출 때는 정부 측이 지원하는 재정경제부 출신 이원태 행장과 수협 측이 미는 내부 출신 강명석 은행 상임감사의 2파전 양상을 보였다.
양측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결국 세 차례 공모 끝에 이 행장도 강 상임감사도 아닌 이동빈 전 우리피앤에스 대표가 행장으로 선임되며 마무리됐다. 이후 2020년, 2022년 인선에서도 행추위 위원 4명의 동의를 받지 못하며 재공모가 반복됐다.
금융권에서는 현직 금융당국 고위 관료가 수협은행장 공모에 지원한 것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당초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으로 거론되던 인물"이라며 "이번 지원은 개인적 판단이라기보다 여러 배경이 얽혀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현직 고위 관료는 인사혁신처의 취업 심사를 거쳐야 하는 만큼 청와대와 교감 없이 후보 등록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역대 FIU원장 가운데 퇴임 후 금융회사나 유관기관으로 자리를 옮긴 사례는 여럿 있다. 김광수 전 원장은 FIU원장을 마친 뒤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냈고, 정지원 전 원장은 손해보험협회장으로, 윤창호 전 원장은 FIU원장 퇴임 직후인 2021년 한국증권금융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양 정책금융 기관에 전 정부 인사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농협뿐만 아니라 수협 역시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온 만큼 이번 인선이 단순한 개인 거취 문제만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원장은 차기 행장에 발탁되더라도 취업 심사라는 관문 하나를 더 거쳐야 한다. 공직자윤리법상 퇴직 전 5년간 소속됐던 부서·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에는 원칙적으로 재취업이 제한되지만 시행령 제34조 제3항 제9호에 따라 전문성이 인정되는 등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예외적으로 취업이 허용된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장 선임이 결정되고 퇴직 절차까지 마친 이후에야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 절차가 진행된다"며 "고위공직자의 경우 특정 업무뿐 아니라 소속 기관 전체 업무와의 연관성이 폭넓게 검토되는 만큼 이해충돌 여부에 대한 판단은 결국 공직자윤리위원회의 몫"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 원장의 도전을 두고 "실력과 평판을 두루 갖춘 인물인 만큼 수협에서 역할하고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수협은행장에 선임될 경우 민간 금융회사 경영 경험까지 쌓을 수 있는 만큼 이 원장의 향후 선택지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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