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서 빠진 '지방 이전'…급한 불 껐지만 금융당국 여전히 '긴장'

국무회의서 행정기관 이전 안건 미상정
"이전 취소 확정 아냐…논의 과정 지켜볼 것"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금융감독기관 지방이전 반대 공동 기자회견을 한 뒤 청와대 국민경청비서관실 직원에게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2026.8.24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김근욱 기자 = 금융위원회 등 일부 행정기관의 지방 이전 방안이 25일 국무회의 안건에 오르지 않았다. 당초 이날 논의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정부가 추가 의견 수렴에 나서면서다. 다만 이전 논의 자체가 백지화된 것은 아닌 데다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논의도 남아 있어 금융당국과 금융공공기관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25일 정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열린 제37회 국무회의에는 행정기관 지방 이전 관련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당초 일부 행정기관의 지방 이전 방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실제 안건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행정기관을 넘어 지방 이전 대상으로 거론된 공공기관의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반발이 큰 만큼 숙의 과정을 더 거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해 "준비 과정에 있다"라며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10~11월 정도로 예상한다"라고 답했다.

현재 행정기관은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공공기관은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지방 이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세부적으로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금융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일부 행정기관은 '세종 이전'이 거론된다. '서울 잔류 최소화'에 방점이 찍힌 공공기관의 경우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서민금융진흥원뿐만 아니라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등도 이전 거론 대상이다.

이전 거론 기관들 사이에선 당장 국무회의 안건에는 오르지 않으면서 급한 불은 껐다는 안도감이 나오지만, '이전 취소 확정'이 아닌 만큼 불확실성만 더 커졌다는 반응이다.

금감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아직 정부로부터 공식 입장 전달 받은 것은 없어서 노조 입장이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라며 "계속해서 논의 경과를 지켜보고 대응 방안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공기관 노조 관계자도 "안건 상정 자체가 취소된 것이 아닌 연기된 쪽으로 이해하고 있다"라며 "정부 논의 과정에 따라 명분이 아닌 남아야 할 이유를 설명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공공기관 직원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이전 자체가 '졸속'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는 한편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소속 농협중앙회·교직원공제회·서민금융진흥원·신용회복위원회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일방적 지방이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연다.

이들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기관마다 설립 목적과 법적 성격, 재원과 업무 기능이 다른데도, 이를 따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전하려 하고 있다"라며 "정작 이전의 당사자인 노동자들과 충분한 협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런 방식은 국토의 균형발전이 아니라 기관의 기능과 공공성을 훼손하는 졸속 이전이다"라고 비판했다.

국책은행 노동조합이 속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또한 지방이전 감행 시 다음 달 4일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금융노조는 지난 12일 43개 지부 조합원 10만 명의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거쳐 96%의 찬성을 얻은 바 있다.

특히 김 장관이 전날 "여러 이유로 전부 (지방으로) 가지는 못한다"고 한 만큼 이전에 따른 비용, 퇴직 및 재고용에 따른 교육 비용 등 전방위적으로 설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 공공기관 노조 관계자는 "정부 논의 과정을 지켜보며 비용 추산 등 가지 말아야 할 명분을 넘어 실익을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방 이전에 대해 "확정된 것이 없다"라며 "국토부에서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고,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안다"라며 말을 아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