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점 찍고 주춤하던 은행 '金테크'…금값 반등에 다시 '꿈틀'

국제 금값 오르자…은행 골드뱅킹 잔액 7개월 만에 반등
골드바 판매액도 다시 늘어…가격 부담에 '10g' 위주로

서울 시내 한 금은방에 진열된 골드바 모습.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올해 초 정점을 찍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은행권 금 관련 상품(금테크) 시장이 최근 국제 금값 재상승에 힘입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주요 시중은행 3곳(KB국민·신한·우리)의 잔액은 지난 19일 기준 1조 782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약 7개월 만에 반등세다. 골드뱅킹은 통장에 돈을 입금하면 시세에 맞춰 0.01g 단위로 금을 매입·매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금형 금 투자 상품이다.

올해 1월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주요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2조 원(2조 4434억 원)을 돌파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금값이 조정 국면에 진입하면서 잔액 역시 지속해서 줄어들었고, 6월 이후 줄곧 2조 원 아래를 밑돌았다. 하지만 8월 들어 금값이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리자 관망세를 유지하던 투자자들이 재진입하며 반등세로 돌아섰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실물 금인 '골드바'도 다시 판매 속도가 붙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달 19일 기준 골드바 판매액은 약 2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일 기준 하루 평균 판매액은 18억 3000만 원에 달해, 지난달 일평균 판매액(14억 5000만 원) 대비 26.2% 급증했다.

이처럼 금테크 수요가 다시 살아난 이유는 국제 금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은 고금리와 강달러 환경에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대표적인 자산이다. 연초 최고가를 기록했던 금 선물 가격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과 달러 강세 여파로 1월 29일(5354.8달러)부터 7월 16일(3,991.1달러)까지 약 5개월간 25%가량 폭락했다.

그러나 최근 미 경기 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고 피벗(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값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490달러 안팎까지 올라서며 약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현장에서는 골드바 수급 불안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금 매수세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은행이 판매를 중단하는 등 차질을 겪은 바 있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10g, 100g, 1kg 단위로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지만, 가격 부담 탓에 소형 단위인 10g에 수요가 집중되는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골드바 10g의 시세는 246만 원, 1kg은 2억 4000만 원을 웃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장 인기가 높은 10g 골드바의 경우 수요가 과도하게 몰려 지점별로 사전 배정을 신청해야만 판매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100g이나 1kg 단위는 비교적 재고가 여유롭지만 높은 구매 가격 탓에 일반 고객의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금값 반등에 따른 추격 매수 시 수수료와 세금 등 제반 비용을 철저히 계산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시중은행을 통한 골드바 매입 시 10%의 부가가치세와 소정의 수수료가 부과되며, 골드뱅킹 또한 매매 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자산 배분 차원에서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