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한번도 안 살았던 '갭투자 아파트'는 투기…전세대출 차단
[8·13 부동산대책]전세보증 비율 축소…만기 연장 차단
삼전닉스 고액 성과급 연봉 반영비율 조정…3개년 평균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정부가 내년부터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을 보유하고도 한 번도 직접 거주하지 않은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을 원칙적으로 차단한다. 갭투자 등 실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 보유를 투기적 수요로 보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10%포인트(p) 낮춘다. 고액·고DSR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에 대해서는 은행이 추가 자본을 쌓도록 하고, 삼전닉스(삼성전자·하이닉스) 등 일시적으로 고액의 성과급이 지급된 경우를 감안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때 최근 3년 평균소득을 적용하는 등 투기성·고위험 대출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우선 LTV(규제지역 40% 등)·DSR(은행 40%, 2금융 50%) 규제비율, 주담대 대출한도(최대 6억 원) 등 가계부채 수요관리의 근간이 되는 대원칙은 확고하게 유지할 것이라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일관된 수요 관리 기조하에 핀셋형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우선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을 소유하면서도 본인과 배우자 모두 한 번도 살지 않은 비거주 1주택자를 '투기적 목적'으로 판단, 규제를 강화한다.
당장 다주택자에 이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도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한다. 정부는 지난해 9.7 부동산 대책으로 보증기관별로 다른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를 2억 원으로 조정했는데 이를 아예 차단하는 것이다.
규제 대상은 △수도권·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봉한 1주택자(부부 합산 기준) △해당 주택을 임대차 중인 경우(단 가족에게 임대차하는 경우는 제외) △본인이 해당 주택에 실거주한 적이 없고 배우자 또한 해당 주택에 실거주한 적이 없을 경우 등을 모두 해당하는 자다.
쉽게 말해 실거주 목적 없이 수도권·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매입해 타인의 임차보증금을 주택 매입자금으로 활용하는 갭투자가 대상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가 받은 전세대출 규모는 약 9조 3000억 원(6만 건)으로, 이들은 내년 1월 1일부터 전세대출 신규 취급·만기 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내년 1월 1일부터 축소한다. 보증비율이 낮아지면 은행 입장에선 손실 위험이 커져 사실상 전세대출을 더 받기 어려워진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80%, 그 외 지역은 90%다. 이를 1주택자에 대해 각각 70%, 80%로 축소한다. 무주택자는 현행 80%, 90%를 적용한다.
단 △법적 의무에 따라 실거주가 예정된 경우(토허제 내에서 세입자가 주택을 매수한 자 등) △임대차계약승계 조건부로 주택 취득 후 해당 세입자와의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지 않아 실거주를 못 하는 경우 △임대인의 보증금 미반환 등으로 전세대출 상환이 어려운 경우 △임대차계약 종료에 따라 퇴거할 예정이나 일정 조정 과정에서 전세대출 연장이 필요한 경우 등은 예외를 허용한다.
당초 부모 봉양, 양육 등 예외적 기준을 둘 것으로 전망된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예외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부적인 예외 사항을 둔 것이 아닌 실거주 경험이 있냐 여부에 따라서만 규제 대상이 갈리기 때문이다.
실제 규제 대상이 몇 명이 될지도 미지수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내 비거주 1주택자가 받은 전세대출 규모가 약 9조 6000억 원이고 6만 명 정도지만 실제로 (거주 경험이 없는 사람이) 얼마나 산적돼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라며 "정확히 추정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고위험 주담대에 대한 유형을 확대해 추가 자본적립 의무도 부여한다.
현재는 △만기일시상환·거치식분할상환, 또는 3건 이상 주담대, 또는 LTV 60% 초과 △만기 또는 거치기간 연장 시 원금상환비율이 10% 미만인 경우 등에 대해선 위험가중치(RW)를 약 2~2.5배 적용하지만 △고액·고 DSR 주담대 △고가주택·고 LTV 주담대 등 2개 유형을 신설한다.
신설 유형에 대해선 RW를 2~4배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세부 부과기준은 은행권 협의와 자본비율 영향 분석 등을 거쳐 오는 4분기 중 확정할 방침이다.
가계부문 시스템리스크 완충자본(SSyRB·Sectoral System Risk Buffer) 완충자본도 도입한다. 가계부채·GDP 비율이 일정 수준(ex. 80%) 상회 시 은행별 주담대 비중 등에 따라 추가 자본적립(ex. 상한 1%)을 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확한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금융위는 우선 DSR·LTV 평균치를 계산 후 적정한 수준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신 사무처장은 "평균 주담대, 평균 DSR보다 어느 정도 높은지 등을 대상으로 판단해야 한다"라며 "기본적으로 고저가 있고 평균을 상회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전닉스(삼성전자+하이닉스) 억대 성과급 지급이 경기 남부 동탄 등 반도체벨트 부동산 시장의 불을 지폈다는 지적에, DSR 산정 시 성과급 반영비율 조정도 나선다.
현재는 일시적 소득 증가(성과급 등)도 상시소득으로 인정하지만 과도한 대출 취급은 제한하기 위해서다.
현재 각 은행 내규에는 대출 진행 시 최근 2년간 증빙소득을 확인해 소득 차이가 20%를 초과할 경우 2개년 소득을 평균해 연 소득을 산정한다. 20%를 초과하지 않으면 최근 1개년 증빙소득을 연 소득으로 인정한다.
다만 최근 수억 원대 성과급을 지급하는 삼전닉스의 경우 상여금이 기본급의 수백%를 초과한다.
이에 금융위는 소득상승률 30% 초과 시 최근 3개년 평균 소득을 내도록 했다. 특정 해에 성과급이 과도하게 지급돼 이를 모두 연 소득으로 인정받을 경우 상환능력 범위를 넘어서 건전한 여신관행 정립에 차질을 빚는다는 취지다.
단 소득이 감소하는 경우에는 실제 상환 능력 대비 과도한 대출이 취급되지 않도록 최근 1개년 소득으로 연 소득을 산정해 보수적으로 심사토록 했다.
금융위는 시행세칙 개정과 전산 개발 등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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