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기능·사람 고려 없는 지방 이전…난센스에 위헌적 요소 있다"

예보 노조, 지방 이전 반대 정책 토론회 개최
전선애 교수 "적정 입지 개별적인 성능 검증으로 결정해야"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이 11일 서울 중구 예보에서 개최한 정책토론회 현장. (왼쪽부터) 고동원 법무법인 린 금융법제연구센터장, 김영험 예보 노조 위원장, 전선애 중앙대 교수, 이상훈 경북대 법전원 교수. ⓒ 뉴스1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예금보험공사(예보)는 금융 시스템의 불안과 위기에 대응한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지방 이전을 해선 안 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예금보험기구의 적정 입지 타당성 분석' 연구용역 수행 결과 및 노동조합 입장을 발표하는 정책토론회에서 "공공기관이 내려가니 예보도 내려간다는 논리는 정밀성이 떨어진다"며 "예보의 지방이전은 난센스로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 공동체의 분리, 돌봄의 공백, 생활세계의 해체는 단순한 비용항목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삶의 질의 문제"라며 "국가 시스템적인 기능을 평가하지 않고 사람의 요소를 논의로 하는 의사결정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 노동 조건의 악화, 사실상 임금삭감적인 요소가 있다"고 밝혔다.

전선애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적정 입지는 서울이냐, 지방이냐가 아닌 기능별로 최적 입지가 어딘지에 대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일괄적인 지방 이전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의 지휘나 전문 인력 시스템, 금융 협력망의 대응에 있어 위험이 있을 것 같다"고 짚었다.

전 교수는 "금융클러스터는 청사 이전만으로 자생하지 않고 다른 인프라들이 받쳐줘야되기 때문에 각 개별적인 성능 검증으로 결정해야 되는 일"이라며 "예보의 적정 입지는 '어디에 있는가'보다 '어떤 기능이 얼마나 빨리 작동하는가'의 문제이고, 서울에 금융 안전 코어가 위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고동원 법무법인 린 금융법제연구센터장 등 연구진도 "예보의 적정 입지는 금융회사 본점과 금융시장 중심지가 위치한 서울에 유지하는 것이 금융안정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고 센터장은 "예보는 비과세 법인이고 직원이 700명에 불과해 지방정부의 세수와 인구 유입 등의 경제적 효과가 없다"며 "일반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잣대로 금융안정 기능을 수행하는 예보와 동일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예금보험기구의 금융안정 기능이 약화할 경우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과 국가경제에 미치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매우 큰 만큼 예보의 입지 결정은 "일반 공공기관 이전과 동일한 기준이 아닌 금융안전망 기관의 기능적 특수성을 반영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예보는 금융회사 부실 예방과 위기 대응 과정에서 금융회사와 금융당국, 유관기관 간 긴밀한 정보 공유와 협력이 필수적인 기관으로서 금융중심지와의 접근성이 금융안정 기능 수행의 핵심 요소이며, 주요 금융선진국의 예금보험기구 역시 금융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함께 제시했다.

예보 노조는 "예보는 부실 징후의 포착, 부실 결정, 정리방식 설계 등을 수행하는 최후의 소방수로서 화재의 진원지를 진압해야 할 소방수만 떠나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서 예보를 이전 대상에서 제외하고 서울 소재 원칙과 금융위기 대응기관으로서 기능적 특수성을 고려하라"며 기관 입지 결정에 있어 △예금자 보호 기능 및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 평가 △미래 핵심인력 이탈 영향 반영△민주적인 협의절차 보장을 촉구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