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지주 회장 '3연임 제한'…금융위, 31일 지배구조 개편안 공개

사외이사 명칭 '독립이사'로 전환…이사회 독립성 강화
당정 협의 마쳐…금융권 "일률적 제한은 신중해야" 의견도

사진은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2025.9.8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김도엽 기자 =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제한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선안'이 이르면 31일 공개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선임 구조를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비판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8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iM·BNK·JB) 회장들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며 31일 오전 간담회 형식으로 개선안을 발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일정이 최종 확정되지 않을 경우 발표는 8월 초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정을 확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집권을 막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데 있다.

개선안에는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제한하는 방안을 비롯해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고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독립이사로 구성해 현직 경영진이 회장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사외이사 간 사적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는 기본 보수 외 골프 라운드 부킹뿐만 아니라 이사회 및 소위원회 참석 횟수에 따라 회의비를 별도 지급받는 등 여러 혜택이 제공되는 것으로 꾸준히 지적됐다. 이외에도 성과 보상 체계 개편과 기관투자자의 감시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될 전망이다.

다만 회장의 3연임 제한을 법제화하는 방안을 두고는 찬반이 엇갈린다. 장기 집권을 막아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연임 여부는 이사회와 주주가 회사의 경영 성과와 리스크 관리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할 문제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금융권에서는 장기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경영 성과와 리스크 관리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연임 제한은 금융회사의 장기 전략 수립과 경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이 연임 제한과 주주 통제를 함께 담는 절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최고경영자(CEO)의 이사회 참호구축을 차단하고 연임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금융권 CEO 선임 절차를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질타한 후 당국은 1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3월 주주총회 시즌 전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공언했지만 일정은 계속 밀렸다.

실제로 3월에는 발표 날짜까지 정해졌다가 당일 취소되는 일이 벌어지며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간 주도권 갈등설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이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4월 중 결론을 내겠다고 다시 예고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가이드라인 수준이 아닌 법 개정을 통한 제도화 방식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조율이 길어진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전날 비공개 당정 협의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들에게 지배구조 개선안을 설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세부 내용은 막판 조율이 진행 중인 만큼 일부 수정 가능성은 남아 있다.

여당 정무위원들은 금융당국에 퇴직 회장에게 지급되는 고문 보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수준과 지급 기간이 과도할 경우 전·현직 경영진 간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만큼 모범규준 등에 일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 제도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임추위 단계에서 경쟁 후보군을 충분히 검증하는 등 실제 운영 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융위는 오는 29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지배구조 개선안의 진행 경과를 일부 보고할 예정이다.

한편 '사외이사 3년 단임제'는 전문성 약화 우려와 자율성 침해 논란 등 우려로 지배구조 개선안에 담기지 않을 전망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왼쪽 다섯번째)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들과의 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마친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5.12.10 ⓒ 뉴스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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