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주택금융 민심 청취…"비거주 1주택 전세대출 손질 필요"(종합)
부동산토론회, 전세대출·이주비·사업자대출 등 규제 전반 점검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 한파…"경계선 사람들 피해 최소화"
- 한병찬 기자, 김도엽 기자,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김도엽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주택금융 제도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규제와 지원 방향을 점검했다.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 강화 방침을 밝히는 한편 실수요자의 잔금 대출과 사업자 대출 우회 등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에 보완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S별관에서 '부동산 정책 국민대토론회'를 주재하고 부동산 관련 세제·금융·공급 3개 분야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정부 관계자와 부동산 전문가를 비롯해 유튜버, 부동산·맘카페 운영진 등 14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 강화와 함께 △이주비대출 규제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가계대출 총량 규제 △사업자 대출 용도 외 유용 등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토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일부 제안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에 개선안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먼저 이재명 대통령이 전세대출을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전세대출의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세대출이 청년과 신혼부부 등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제도라는 취지는 유지하되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대출 필요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미 유주택자인데 그 사람이 다른 곳에 전세를 얻는 것에 대해 굳이 대출해 줘야 하나 생각이 든다"며 "전세대출이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지원 정책이라는 측면이 있는 동시에 집값 폭등의 주원인이 되는데 이제는 조정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값이 폭등하지 않도록 전세대출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며 "다만 꼭 필요한 청년, 신혼부부, 생애최초, 전세대출자에 대해서는 타당성 있게 지원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9·7대책을 통해 보증기관별로 다른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를 2억 원으로 일괄 조정한 바 있다. 다만 최근 이 대통령이 집값 상승 주범으로 전세대출을 꼽으며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차단을 검토 중이다.
이주비대출 규제 완화 문제도 여러 번 제기됐다. 한 참석자는 낮은 감정평가액 때문에 LTV 40% 규제를 적용받으면 이주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6억 원 이하 조건부 LTV 조건을 상향해 주는 대안도 있을 것이다. 심도 있게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위원회에서 개선 방안을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실질적인 애로를 해소할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잔금대출을 받지 못하는 실수요자 문제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금융당국에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다.
토론회에 참가한 황정미 씨는 "올해 입주를 앞둔 다수의 실거주 예정자가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투기 수요 억제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2년 전 이미 계약한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잔금 대출 규제를 예외 적용하거나 경과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기존 제도를 믿고 계약했는데 사후적으로 정책이 바뀌면 황당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경계선에 있는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은행권과 협의해 실수요자 피해를 줄일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유용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회사 운영자금 명목의 사업자대출이 사실상 주택 취득 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제도 보완을 주문했고 이 위원장은 용도 외 사용에 대한 점검과 사후관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고액 주택담보대출 차주에게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을 부과하자는 제언도 나왔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담보인정비율(LTV) 등 양적 규제를 보완하기 위해 고액 주택담보대출에 별도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주담대에 별도의 거시부담금을 부과해 사실상 금리를 올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부담금 규모를 직접 물었고 김 위원은 "대출 10억 원에 1% 수준을 예시로 제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새로운 제도인 만큼 저항이 꽤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미성년자 시절 상속 이력으로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시민위원회 형태를 도입해서 심사하고 결정할 수 있게 해주면 좋을 것 같다"며 "어떤 제도를 만들면 너무 부당한 결과가 되는 예외적인 경우는 구제를 해줘야 한다. 구제할 길을 열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bcha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