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 초과 페널티' 두 번은 안 된다…국민은행, 주담대 3억 초강수
지난해 총량 목표 초과로 올해 관리 부담…2년 연속 초과 차단 '선제 대응'
금융당국 부담 덜고 시장엔 경고…실수요자 대출 문턱 더 높아질 수도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KB국민은행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를 아직 초과하지 않았음에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 한도를 절반인 3억 원으로 낮추는 고강도 자율 규제에 나섰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부여한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한차례 초과하면서 페널티를 받은 상황 속 2년 연속 목표치 초과에 대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차기 지주회장 선임을 앞두고 당국 정책 기조에 우선 적극 부응하자는 판단이 깔렸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국민은행은 10일부터 주택구입자금대출 한도를 기존 정부 규제 수준(최대 6억 원)보다 낮은 3억 원으로 제한한다. 25억 원 초과 주택은 기존과 같이 2억 원 한도가 유지된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 여러 은행은 자체 자율 규제를 실시 중이나 한도를 50%나 축소한 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시장의 관심도 고강도 자율 규제를 왜 시작했는지에 쏠렸다. 국민은행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넘지도 않았음에도 급진적으로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것이다.
우선 국민은행이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이미 한 차례 초과한 바 있다는 것이 꼽힌다. 지난해 국민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 1270억 원으로, 금융당국이 부여한 연간 목표치 2조 61억 원을 1209억 원 초과했다.
주요 5대 은행 중에선 국민은행이 유일하며 4배 초과한 새마을금고와 함께 올해 총량 목표치 페널티 대상에도 올랐다. 국민은행이 다른 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올해 더 타이트하게 관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년 연속 목표치를 초과할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을 페널티뿐만 아니라 향후 받을 눈치 등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선제적으로 보조를 맞추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앞둔 상황에서 다른 은행보다 먼저 강도 높은 자율 규제에 나서면서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에 적극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의 이번 조치가 결과적으로 금융당국의 부담을 덜어준 측면도 있다고 본다. 금융당국이 직접 민간 금융회사에 대출 규제를 요구하는 대신 국민은행이 먼저 강도 높은 자율 규제에 나서면서 다른 은행들의 후속 조치를 유도하는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자율 규제가 업권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신호를 주면서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도 한도를 일괄 3억 원으로 축소하면서 가뜩이나 낮은 청년 지지율이 더 센 규제로 인해 정부에 부담을 줬다는 해석도 있다.
이밖에 5.9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전 체결된 거래의 대출 실행 건이 상당수 남은 것도 국민은행엔 부담이다. 통상 주택 매매계약 후 2~3개월 뒤 잔금과 함께 주담대가 실행되는 만큼 과거 및 현재 거래량이 앞으로의 대출 잔액이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2월 2만2000가구, 3월 2만7000가구, 4월 2만8000가구, 5월 2만9000가구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경기도 아파트 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다. 경기부동산포털 기준 6월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현재 1만4976건으로 이미 4월(1만5756건)에 근접했고, 신고가 마무리되면 5월(1만6213건)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서울 집값 상승으로 실수요자들이 경기권으로 이동하면서 거래가 증가한 영향이다.
시장의 관심은 다른 은행 또한 한도 규제에 나설지 여부다. 통상 한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 다른 은행으로 수요가 넘어가는 '풍선 효과'가 나타난다. 최대한도가 필요한 영끌 수요의 경우 한도 축소 시 다른 은행을 택할 수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쏠림 현상을 감안하면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수준의 자체 규제를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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