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에 내 집 마련 수요 여전…5대銀 가계대출 6월 4.1조 늘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775조 육박…최근 3개월에만 8.8조 증가
증시 활황에 신용대출 급증…주담대도 3개월 연속 오름세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2026.6.30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와 은행권의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4조 원 넘게 늘며 약 1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증시 강세에 따른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로 신용대출이 급증한 데다 주택 매수 수요까지 이어지면서 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3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74조 9608억 원으로 5월 말(770조 8229억 원)보다 4조 1379억 원 늘었다. 지난해 7월(+4조 1386억 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올해 들어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1분기에는 감소세를 보였다. 월별로는 △1월 -1조8650억 원 △2월 523억 원 △3월 -1364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분기 들어 △4월 1조 1567억 원 △5월 3조 5269억 원 △6월 4조 1379억 원으로 증가 폭이 매달 확대됐다. 1분기 말과 비교하면 최근 3개월 동안에만 8조 8215억 원이 늘었다.

증가세는 신용대출이 이끌었다. 6월 말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08조 6704억 원으로 전달보다 2조 1550억 원 증가했다. 최근 증시 강세에 따라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한 빚투 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6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5조 1456억 원으로 전달 613조 3880억 원 대비 1조 7576억 원 늘었다.

신용대출 증가액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을 웃돌며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총량 관리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신용대출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대출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흐름이 엇갈렸다. 6월 말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682조 7204억 원으로 5월 말 684조 4572억 원 대비 1조 7368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반면 대기업대출 잔액은 190조 3641억 원으로 5월 말 185조 4356억 원 대비 4조 9285억 원 늘어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신에서는 예·적금 증가세가 이어졌다. 6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949조 3998억 원으로 5월 말보다 4조 6837억 원, 정기적금 잔액은 46조 9202억 원으로 2677억 원 각각 늘었다.

은행권이 시장금리 상승과 함께 증시 활황으로 은행 예금이 주식 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흐름에 예·적금 잔액을 지키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며 잔액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MMDA포함) 잔액도 722조 2928억 원으로 한 달 새 7조 6351억 원 늘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