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6% vs 2.5%" 금융 노사 산별중앙교섭 결렬…'하투' 현실화하나
산별중앙교섭 최종 결렬…임금 인상 노조 6%·사측 2.5% 이견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조정 불발될 경우 하투 가능성도
- 한병찬 기자,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김도엽 기자 = 금융권 노사의 올해 산별중앙교섭이 결국 결렬됐다. 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한 데다 주 4.5일제 도입과 정년 연장 등 단체협약 쟁점까지 맞물리면서 금융권의 하계 투쟁(하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지난 24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제4차 산별중앙교섭을 열었지만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양측은 지난 4월 첫 교섭 이후 대표단 교섭 4차례와 실무교섭 14차례 등 모두 18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올해 교섭은 임금과 단체협약을 함께 논의하는 해인 만큼 시작부터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금융노조는 △임금 8% 인상 △주 4.5일제 도입 △정년 65세 연장 및 임금피크제 폐지 △금융공공기관 자율교섭 보장 및 노동이사제 개선 등을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제4차 교섭에서 노조는 임금 인상 요구를 6%로 낮춰 수정 제시했고 사측은 2.5% 인상안을 내놓았다. 주 4.5일제를 비롯한 안건에 대해서도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대기업과의 처우 격차를 이번 교섭의 논거로 삼기도 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노사가 최근 임금협상에서 영업이익의 각각 10%, 10.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노조 측은 지난 4월 첫 교섭에서 기업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대기업은 막대한 이익을 바탕으로 높은 성과급을 공유하고 있지만 금융 노동자들은 반복된 희생 속에서도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교섭을 이어왔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사측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환율 변동성, 가계부채 부담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은행권이 최근 수년간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온 만큼 이러한 논리가 노조는 물론 여론까지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번 교섭은 단순한 힘겨루기가 아니라 금융산업의 미래를 위한 의미 있는 결단으로 마무리돼야 했다"며 "물가 상승과 경제성장률 전망, 금융권 경영 여건을 종합하면 올해 임금 논의를 예년과 같은 방식으로 반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26일 지부대표자회의를 열어 교섭 결렬 상황을 전 조직에 공유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을 시작으로 투쟁 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노조가 지난해 9월 총파업을 벌인 바 있어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하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향후 협상 향방도 주목된다. 과거 전례 상 최종 합의는 3% 안팎에서 이뤄진 경우가 많아 중노위 조정 과정에서 절충 가능성도 남아 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를 이끄는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의 임기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임기 내 교섭 타결을 이끌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교섭에 참여한 금융권 사측 기관으로는 우리은행, 기업은행, 한국씨티은행, 경남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이 포함됐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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