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막히자 보금자리론으로 '풍선효과'…4개월 만에 연간 목표 절반
4월까지 9조6119억 판매…연간 목표치 48% 팔려
'금리 인상 문구' 뺀 주금공…기준금리 인상 시사는 부담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실수요자들이 정책 모기지인 보금자리론으로 몰리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데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폭증한 것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정책대출 비중 축소를 추진하고 있어 정책 목표 간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29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올해 1~4월 보금자리론 판매액은 9조611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조238억 원)보다 91.3% 증가한 규모다.
올해 보금자리론 공급 목표액이 20조 원인 점을 고려하면 불과 4개월 만에 연간 목표의 48%를 채운 셈이다.
보금자리론은 연 소득 7000만 원 이하 가구가 6억 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정책 모기지 상품이다. 신혼부부는 8500만 원, 다자녀 가구는 최대 1억 원까지 소득 기준이 완화된다.
판매 증가세도 가파르다 .보금자리론은 지난해 매월 1조 원대 판매금액을 기록하다 12월부터 4월까지 5개월 연속 2조 원대 판매되고 있다. 2월의 경우 2조 5675억 원이 팔렸는데, 이는 2023년 11월(3조 688억 원) 이후 최대치다. 2023년 당시는 '특례보금자리론'의 출시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시기다.
시장에서는 최근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가 본격화된 결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위축된 데다, 상호금융권 잔금대출까지 막히면서 대체 수단으로 보금자리론이 선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보금자리론은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동시에, 시중은행 대비 낮은 금리라 실수요자들의 쏠림 현상이 뚜렷해졌다. 양도세 중과 유예를 앞두고 지방 소재 아파트의 '잔금대출'에 보금자리론이 활용되는 사례가 는 것으로 전해진다. 6억 원 이하 분양 주택이 많은 지방에서 '신혼부부'가 보금자리론을 잔금대출로 활용할 경우, 우대금리를 최대 1.0%p를 적용받아 '3%대'에 받을 수 있다.
보금자리론 판매가 폭증하자 주금공은 올해 들어 1~2월, 4~5월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보금자리론 금리는 3.65~3.95%였으나, 5월부턴 4.6~4.9%까지 0.95%포인트(p) 인상했다. 단 시중은행 주담대의 최저 금리가 5%를 넘어선 현재, 여전히 보금자리론 금리는 매력이 있는 셈이다.
판매 급증에 따른 '정책 목표'와의 충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4·1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전체 대출에서 정책대출 비중을 기존 30%에서 20%로 축소하기로 했다. 정책대출 비중을 줄여야 하는 동시에, 올해 한도가 이미 50% 가까이 소진돼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
반면 투기 목적이 아닌 실수요자에게 대출을 공급하는 정책대출 특성상 금리를 올릴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
이런 고민은 주금공이 발표한 보금자리론 금리 결정문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주금공은 올해 들어 금리 결정 당시 "금리의 점진적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나, 인상 폭을 최소화했다", "서민·실수요자들의 부담 경감을 위해 인상 폭을 최소화했다" 등을 설명한 바 있다.
다만 6월 금리를 동결할 당시엔 이런 표현이 모두 빠졌다. '수요 조절을 위한 금리 인상', '실수요자 부담 경감을 위한 동결' 사이에서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7월 금리 인상' 시사하며, 시장금리 상승에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오를 경우 보금자리론의 매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정책대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doyeop@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