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3 규제 딜레마…"과도한 위험 강조, 생산적 금융 막을 수도"

"위험가중치 체계 손봐야"…생산적 금융 확대 해법 논의
"생산적 금융 확대, 규제 완화보단 구조적 전환 관점에서 접근"

한국금융연구원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기관 건전성 규제와 생산적 금융' 세미나를 개최했다. 2026.05.20 / ⓒ 뉴스1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과도한 위험 강조가 은행의 생산적 금융 역할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바젤3' 최종안의 표준방법이 지나치게 강조될 경우 은행들이 위험가중치가 낮은 자산으로 쏠려 생산적 금융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기관 건전성 규제와 생산적 금융'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금융당국·금융지주·컨설팅·신용평가 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현행 건전성 규제 체계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바젤3, 생산적 금융 위축 가능성"…위험가중치 재설계 필요

발표자로 나선 김석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바젤3 최종안이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교화됐지만 개별 위험 통제 중심의 위험가중치 체계가 금융의 생산적 역할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개별 위험 통제에 치중된 위험가중치 설정은 금융의 생산적인 역할과 충돌할 우려가 있다"며 "금융의 역할 중에 하나가 위험 자본 공급을 공급하는 것임을 생각해보면 과도한 위험에 대한 강조는 위험을 추구한 행위 자체를 억누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국내 주식에 400% 위험가중치를 기본으로 적용하고 일부 주식에만 250% 위험가중치를 적용하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이는 바젤 표준방법의 기본 기준인 250%보다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바젤 규정보다 높은 위험가중치를 적용해 은행 내부 자금을 재조정해 생산적 금융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바젤 표준방법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건전성 위험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9일 서울 용산구에 설치된 은행 ATM기를 시민들이 이용하는 모습. 2025.11.9 ⓒ 뉴스1 이광호 기자
5대 금융지주 BIS비율 15.9%…"구조적 자본 전환이 핵심"

두번째 발표자로 나선 윤여준 PwC컨설팅 상무는 은행 지주회사 관점에서 생산적 금융의 지속 가능성을 짚었다.

그는 "2013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5대 금융지주의 평균 BIS비율은 꾸준히 상승해 현재 15.9%에 달한다"며 "바젤3 도입 이후 최고 수준의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다만 자산 포트폴리오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0%를 상회하고 있으며, 은행권 가계대출 중 주담대·전세자금대출 비중이 70~80% 수준에 달한다. 중소기업 대출도 담보·보증 비중이 80% 이상이다.

윤 상무는 생산적 금융 확대가 단순한 규제 완화보다는 자본 흐름의 구조적 전환 관점에서 접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생산적 금융이 위험가중치(RW)에 노출돼 있는 자산들이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에 대한 정합성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특정 산업에 편중되는 것이 없는지 점검을 체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금감원 "바젤 기준 내에서 합리화…내부모형 고도화"

황준하 금융감독원 은행리스크감독국장은 "바젤 기준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생산적·포용적 금융 활성화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자본규제를 합리화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은행의 내부모형 고도화를 통한 자본 여력 확대에는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황 국장은 "은행 내부모형이 개발한 지가 오래된 상황"이라며 "모형 재개발은 은행이 바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내부적으로 지원해서 인력을 확대하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 금융지주는 내부모형을 재승인 받아서 자본 비율이 10bp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주담대 규제와 관련해선 주담대 비중이 높은 은행에 대해 특별히 자본을 더 부과하는 해외 사례 등을 살펴보며 리스크에 추가 자본 버퍼를 부과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