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조 돌파한 마이너스통장…"주식 투자하느라 빚 안 갚는다"
마통 잔액, 열흘 새 1조 넘게 폭증…"상환액은 예년보다 급감"
여신 예측 불확실성…'가계부채 관리' 금융당국도 예의주시
- 전준우 기자,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김도엽 기자 = 국내 증시 활황에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한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주식 투자에 자금이 쏠리면서 마이너스통장 상환액이 예년보다 크게 감소하자, 금융당국도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긴장 속에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지난 18일 기준 41조 535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일(40조 5029억 원)과 비교하면 열흘 만에 1조 원 넘게 폭증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고금리 여파로 한동안 30조 원대 후반에서 정체 흐름을 보이다가, 지난해 11월 말 40조 원 선을 돌파했다. 올해 초 상여금 유입 등으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으나, 증시 랠리에 힘입어 지난달 말(39조 7877억 원)부터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같은 급증세는 최근 코스피가 장중 사상 최초로 8000선을 돌파하는 등 역대급 호황을 맞이한 것과 맞물려 있다. 시장에 '1만피'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개인들의 이른바 '포모(FOMO·소외 불안 증후군)' 심리가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한 적극적인 빚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은 필요할 때 자유롭게 꺼내 쓰고 쓴 금액에 대해서만 이자가 붙는 상품이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 통상 여유 자금이 생기면 곧바로 채워 넣어 이자 부담을 줄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여윳돈이 생겨도 대출을 상환하기보다 주식 시장으로 자금을 밀어 넣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문제는 이로 인해 은행권의 '여신 예측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차주들의 예상 상환 시기와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워지면서 가계부채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여유 자금이 생겨도 마이너스통장을 상환하지 않고 최대한 주식 투자금으로 묶어두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은행권의 예상 상환액 추산이 어려워진 만큼, 가계부채 총량 관리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1.5%로 타이트하게 설정된 상황에서 마이너스통장 비중이 늘고 상환 예측이 불가능해지면, 향후 주택담보대출이나 집단대출 취급 등 전반적인 총량 관리에 애로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마이너스통장의 호조가 은행 수익성 방어에 오히려 '숨통'을 트여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마이너스통장은 은행이 상시 자금을 대기시켜야 하는 비용 등이 반영돼 일반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약 0.5%포인트(p)가량 높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에 별도의 강한 총량 규제를 적용하면서 은행들의 주담대 영업은 사실상 위축된 상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세제 강화까지 더해져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으면 주담대 증가세는 예년보다 크게 꺾일 것"이라며 "이러한 대출 절벽 상황에서 이용률이 높은 마이너스통장이 그나마 은행의 수익성을 방어해주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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